[박영연의 특별기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현상, 황사와 초미세먼지

[박영연의 특별기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현상, 황사와 초미세먼지
  • 입력 : 2024. 02.05(월)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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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 수평선을 바라보면 바다 위로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구름이 없는데도 한라산이 잘 보이지 않는 날이 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정 지역인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제주도에는 대기오염원이 적기 때문에, 대부분 제주도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먼지가 유입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은 초미세먼지나 황사로 인해 나타난다. 그러나 이 현상들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 눈으로 두 현상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면 초미세먼지와 황사는 어떻게 다를까? 두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발생하는 원인에 있다. 초미세먼지는 인간 활동으로 생기는 오염 물질이 원인이고, 황사는 과거부터 발생하던 자연현상으로 사막 또는 건조한 지역에서 날아오는 모래먼지가 원인이다.

두 번째로는 크기가 다르다. 황사는 먼지의 크기가 초미세먼지에 비해서 크다. 보통 초미세먼지에는 직경이 2.5㎛ 이하인 입자가 많고, 황사는 10㎛ 이하인 입자가 많다. 머리카락 직경이 평균적으로 약 80~120㎛ 라고 하니, 얼마나 작은 입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입자의 크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는 호흡기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황사는 보건용 마스크와 코에서 대부분 걸러진다. 마지막으로 주로 발생하는 시기가 다르다. 초미세먼지는 겨울철에서 봄에 걸쳐 나타나지만, 황사는 봄철에 주로 발생한다.

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면, 초미세먼지와 황사를 구분할 수 있는 다른 쉬운 방법은 없을까? 발생하는 시기에 따라서 구분하기는 어렵다.

봄에는 초미세먼지와 황사가 동시에 발생하고, 최근에는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황사가 발생하는 지역이 눈으로 덮히지 않고 얼지 않게 되면서 겨울에도 종종 황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에는 이례적으로 고농도의 겨울 황사가 발생했고, 제주도 고산에서는 한 시간 평균농도가 199㎍/㎥까지 관측되기도 했다.

이는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기준인 150㎍/㎥을 훨씬 넘는 값이었다. 이제 겨울에도 황사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 가장 쉬운 방법은 기상청의 예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황사 현상이 예측될 경우, 기상청에서는 기상정보에 황사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웹사이트나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황사 예보가 없는데 하늘이 뿌옇게 보인다면 초미세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겨울이 되면 대기가 안정돼 정체되는 날이 지속되면서 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날이 많아진다.

초미세먼지와 황사를 구분해 현명하게 대처함으로써, 남은 겨울 동안 모든 국민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보내길 바란다. <박영연 국립기상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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