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뒤집힌 '만선의 꿈'… 통영 전복 사고 실종자 어디에

[종합] 뒤집힌 '만선의 꿈'… 통영 전복 사고 실종자 어디에
해경, 야간 수색 성과 없어... 선박 예인 후에 추가 수색 예정
'코리안드림' 외국인 선원 4명, 한국인 1명 등 5명 실종 상태
갈치 안 잡히자 옥돔 잡으러 나갔던 경남 통영 바다서 사고
"생계 어려워진 선주들 먼 바다에서 조업… 선원 휴가 장려도"
  • 입력 : 2024. 03.10(일) 11:31  수정 : 2024. 03. 11(월) 18:09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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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해양경찰서 등이 9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 68.52㎞(37해리) 지점에서 전복된 20t 어선의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경남 통영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로 실종된 선원들을 찾기 위해 해경이 야간 수색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10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해경은 경비함정 14척과, 해군 함정 2척, 유관기관 선박 6척, 항공기 4대를 투입해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야간 실종자 수색을 벌였지만 추가 발견은 하지 못했다.

해경은 선박 내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 그물을 설치한 뒤 조류가 약한 욕지도 안전해역으로 선박을 옮기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전 중으로 예인을 완료하고 크레인으로 선박을 들어 올려 선내를 수색하는 한편,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6시29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68㎞ 해상에서 제주 선적 20t급 근해연승어선 A호가 전복됐다.

A호는 도내에서 갈치가 많이 잡히지 않자 옥돔잡이를 위해 지난 7일 오전 10시36분쯤 다른 선박 1척과 선단을 이뤄 제주시 한림항을 출항, 통영 욕지해역까지 이동했다.

선단 중 1척이 오전 6시29분쯤 A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알렸고, 오전 6시43분쯤 A호가 뒤집힌 채 해상에 떠 있는 것이 확인됐다.

A호에는 한국인 선원 2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후, 한국인 선장 1명과 외국인 2명은 뒤집힌 선박 안에서, 또다른 외국인 1명은 사고해역에서 13㎞ 떨어진 해상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나머지 한국인 선원 1명과 외국인 선원 4명 등 5명은 실종된 상태다.

통영 해양경찰서 등이 9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 68.52㎞(37해리) 지점에서 전복된 20t 어선의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를 당한 외국인 선원들은 모두 코리안드림을 가지고 선원취업(E-10) 비자를 받아 제주로 왔다. 이들 중 3명이 2020년에 입도했으며, 2023년에 3명, 1990년대생 선원 1명은 지난 1월 9일 입도했다. E-10비자는 3년 체류에 1년 10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들의 최저 임금은 월 230만5000원으로, 선주 개인사정에 따라 추가로 용돈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한 선주는 "선원들이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서 먹을 정도로 최소한의 돈을 쓰면서 검소하게 생활했다"며 "살아서 고향으로 가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한림어선주협회 관계자는 "최근 도내에서 갈치가 많이 잡히지 않아 한림항에서만 큰 배 10척 정도가 어업을 나가지 않고 있다"며 "조업이 안되는 상황에서 선원 월급은 선주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계를 위해 선주들은 갈치 대신 옥돔, 복어 등을 잡으려 제주를 벗어나 먼 해상까지 나가 조업을 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선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휴가를 장려하는 선주들도 있다"고 했다.

한편, 제주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지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한림수협에 현장지원 상황실을 마련해 실종자 수색, 선원 가족 지원 등 사고 대응과 수습에 힘쓰고 있다. 도는 어업지도선 '삼다호'와 '영주호' 2척을 비상 소집해 사고 해역으로 급파했다.

해양수산부는 관련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심각'을 발령하고, 해수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 실종자 수색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구조 및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영 해양경찰서 등이 9일 오전 6시 29분께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해상에서 68.52㎞(37해리) 지점에서 전복된 29t 어선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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