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산간 대규모 개발, 보전정책 무너지나

[사설] 중산간 대규모 개발, 보전정책 무너지나
  • 입력 : 2024. 05.09(목)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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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한화그룹이 제주 중산간 해발 400m 고지에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발 면적이 125만㎡에 이른다. 해당 부지는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에 속해 이 지역에서는 지하수 개발이 안된다. 이 때문에 중산간 훼손은 물론 개발과정에서 행정이 용수 공급까지 떠맡을 경우 특혜 시비까지 불거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일대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관련 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를 요청함에 따라 검토절차를 진행한다. 사업시행자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주)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36년 12월말까지 휴양문화시설과 승마체험장 등 친환경 숲 관광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사업 대상지역은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에 속해 민간 차원의 자체 지하수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다.

한화그룹의 관광개발사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중산간 보전 정책기조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알다시피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산간 보호를 위해 해발 300m 이상 지역에 건축을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밀어부친 바 있다. 그랬던 제주도가 1년여만에 해발 400m에 대규모 개발사업을 허용한다면 사실상 중산간 보전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지정 고시된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을 왜 확대하는가. 중산간지역이 무분별한 개발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자원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어서다. 때문에 한화그룹의 중산간 개발 여부는 오영훈 도정의 중산간 보전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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