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남의 월요논단] 벌벌 떠는 벌마늘 줄이는 비료 사용

[현해남의 월요논단] 벌벌 떠는 벌마늘 줄이는 비료 사용
  • 입력 : 2024. 06.17(월) 03: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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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올해는 벌마늘 때문에 마늘 농가가 울상을 지었다. 통상 마늘 한 쪽에는 6~8알(쪽)이 달린다. 벌 마늘은 봄에 다시 새 줄기, 새순이 삐져나와 자라고 다시 새 마늘이 생겨 마늘이 벌어지고 심할 때는 20알 가까이 알이 생기며 상품성이 뚝 떨어진다.

겨울에 온도가 높아지면 벌 마늘이 잘 생긴다. 일조량이 줄어들거나 잦은 비로 토양 수분이 많아져도 생긴다. 이런 조건에서 질소가 많은 비료를 사용하거나 요소비료를 사용하면 100% 벌 마늘이 생긴다.

벌마늘이 제주뿐만 아니다. 전남, 경남에서도 벌 마늘이 많이 생겼다. 제주시 지역은 40% 가까이, 서귀포 지역은 60% 넘게 발생했다.

벌마늘을 줄이려면 기상뿐만 아니라 비료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기상이 정상일 때도 질소 많은 비료를 사용하면 벌마늘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초봄에 요소비료 사용하면 쥐약이다.

식물은 크게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으로 나눈다. 영양생장은 잎과 뿌리가 자라면서 몸집을 키우는 시기이다. 식물이 몸집을 키울 때는 질소를 많이 필요로 한다. 사람이 한창 클 때 단백질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작물을 빨리 키우려고 할 때는 질소가 많은 비료를 사용한다. 스마트팜에 사용하는 수용성 비료인 4종 복합비료는 초기에 N-P-K 비율이 30-10-10인 비료를 사용한다. 상추든 배추든 아주 빠르게 자란다.

열매를 수확하는 작물에 질소가 많은 비료를 계속 사용하면 줄기와 잎만 왕성하게 자라고 열매가 부실해진다. 열매가 성장하려면 생식생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식생장 시기에는 질소를 줄이고 칼리(가리)가 많은 비료를 사용한다.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이 예민한 토마토와 같은 작물은 가리가 질소보다 2~3배 많은 비료를 사용한다. 그래야 토마토 잎, 줄기가 크는 것이 줄어들고 열매가 큰다.

열매 채소, 뿌리 채소는 영양생장과 생식생장 시기에 주는 비료에 아주 예민하다. 고구마 생식생장 시기에 질소 많은 비료를 주면 잎, 줄기만 자라고 정작 고구마는 부실해진다. 오이, 참외도 비료를 잘 못 주면 고생만 하고 소득은 줄어든다.

마늘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처럼 겨울에 온도가 높지 않고 비가 많이 오지 않았을 때도 겨울~봄 사이에 요소 또는 질소 많은 비료를 주면 벌마늘을 주의하라고 교육한다. 감귤도 여름 이후에 요소 엽면시비를 자주 하면 필요 없는 순도 많이 나고 열과도 많이 생긴다.

올해 제주에서 벌마늘이 늘어난 원인을 잦은 비날씨, 평년보다 높은 기온, 일조량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1~3월에 요소비료를 주거나 웃거름으로 질소 많은 비료를 주면 벌마늘이 더 많이 생긴다. 벌마늘이 생기기 좋은 기상 조건에 요소비료를 사용하면 100% 벌마늘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상 때문에 생기는 벌마늘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질소 많은 비료 사용으로 오는 벌마늘은 줄여야 한다. <현해남 제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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