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일도1동, 연동 투명페트병 배출함에 각종 재활용품들이 뒤섞여 있다.
[한라일보] 투명 페트병 별도배출제가 제주 도민사회에 완전히 정착되지 않으면서 행정시가 해당 정책 집중 홍보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주시에 따르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는 생수나 탄산음료 용기로 사용되는 무색·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해 배출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12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 뒤 2021년 12월부터는 단독주택 등 나머지로 그 대상이 확대됐다.
투명 페트병은 의류와 가방, 섬유 등에 활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재생원료로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배출 시 페트병 내용물을 비우고 이물질을 세척한 뒤, 라벨을 제거하고 압축해야 하는 등 처리 과정이 다소 복잡한 이유 때문인지, 시행 3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정착된 곳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이에 제주시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에 대한 이해도 및 재활용률을 높이는 홍보 기간을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운영했다.
해당 기간 시는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공동주택 엘리베이터와 상가 게시판 등에 방법을 게시해 시민들이 홍보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불법투기가 많이 이뤄지는 등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각 구역별로 자생단체 1개를 매치하는 등 민·관이 함께하는 캠페인도 병행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제도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이 홍보 대상에서 빠지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반자를 대상으로 단속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도 정착은 더욱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홍보 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제주시 아라1·2동, 이도2동, 일도1동, 연동 등을 살펴본 결과,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실태는 여전했다.
제주시 아라2동의 한 투명플라스틱 수거함. 대부분의 투명플라스틱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돼 있다.
많은 시민들이 거주하고 관리 인력이 충분한 동 지역은 어느 정도 분리배출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인 연동, 일도1동(칠성로) 등은 여전히 각종 재활용품과 섞여 일괄 배출되고 있었다. 심지어는 마시다 남은 커피 등이 버려져 있는 등 투명페트병 배출함이 길가의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모습이었다.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분리해 배출하지 않다 적발될 경우 1차 10만원, 2차 20만원, 3차 30만원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위반자를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불법 투기는 관리 인력이 없거나 CCTV가 없는 곳에서 많이 이뤄져 누가 버렸는지 찾을 방법이 없다. 또 CCTV로 투기 장면을 포착한다 하더라도 물적·인적 증거가 완벽할 경우에만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실제로 과태료에 처해지는 사람은 몇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당 제도 홍보는 항시적으로 계속하고 있고, 집중기간 운영은 매년 하고 있다"면서 "관광객을 상대로 홍보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읍면동에 관광지 근처에 관리인력을 증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겠다"며 "해당 장소에 안내 현수막 등을 게재하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동안의 홍보와 함께 재활용가능 자원회수보상제 운영으로 현재 도민들은 관련 인식이 많이 개선된 상태"라며 "다만 해당 제도를 알면서도 불법투기하는 시민들이 있다. 위반자를 대상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려고해도 증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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