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실의 목요담론] 싱가포르가 보여준 신뢰와 소통의 힘

[강연실의 목요담론] 싱가포르가 보여준 신뢰와 소통의 힘
  • 입력 : 2024. 08.07(수) 22:4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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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싱가포르는 다인종·다문화가 공존하며, 정부의 지속적인 개발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다인종·다문화로 인한 다양성과 개발이라는 요소가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싱가포르는 어떻게 갈등을 예방하고 갈등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을까?

먼저, 법과 제도가 잘 정비돼있다. 싱가포르는 법을 통해 인종 차별적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웃이나 가족 등 개인 간의 갈등(소음, 말다툼, 재산 피해) 등을 대안적 분쟁 해결방식(ADR, 제3자 중재하에 당사자가 참여해 함의를 유도)을 통해 조정하기 위한 법무부 산하기관인 CMC(Community mediation Centre)와 정부 승인 민간단체인 EMCC(Eagles Mediation & Counselling Centre)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이웃분쟁조정센터의 경우, 싱가포르의 CMC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둘째, 안정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하에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URA 시티갤러리는 싱가포르의 장기적인 토지이용계획을 다양한 전시와 교육을 통해 사회 구성원에게 지속해서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일관성과 지속적인 소통은 사회구성원들이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공적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셋째, 교육 및 공공캠페인 등을 통해 다문화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 교육과 공공캠페인 전개를 통해 다양한 문화 및 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높여 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통합을 도모하고 있다.

결국, 싱가포르의 사례는 갈등을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신뢰 형성과 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정책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제주는 '갈등의 섬'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대형 국책사업부터 민간 개발사업, 선주민과 이주민 간 갈등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층위와 양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지자체 주도로 갈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갈등 프로세스와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갈등의 섬'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 간의 갈등까지 중재할 수 있는 제도 및 기반 정비와 더불어 안정적인 행정 정책 추진, 교육과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확대 등 사회구성원이 서로 소통하고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행정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발판으로 제주의 사회구성원이 함께 발전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연실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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