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엔데믹'이 공식 선언된 지 1년여 만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이 출근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됐기는 했지만, 감염 위험 등을 이유로 연차 사용을 고민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사업체 특성에 따라 증상이 있어도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올해 31주차(지난달 23~29일) 코로나19 확진자는 67명으로 4주 전인 27주차 20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해당 수치는 표본감시기관 대상으로만 조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드러나지 않은 확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재유행은 폭염으로 인한 실내 냉방 증가에 따른 환기 미흡, 마스크 미착용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말까지는 확진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단계는 올해 4월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되면서 확진자 격리 의무 또한 권고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확진이 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정상 출근을 해야 하지만, 유행 추세를 고려해 고민에 휩싸인 직장인들이 많은 실정이다.
최근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는 30대 도민 김모씨는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한데 아무래도 주변에 옮길까봐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회사에 보고를 하니 '개인 연차를 써서 쉬던지 알아서 하라'고 했다.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더라도 회사 내부에 확진자가 나오면 눈치가 보일 것 같아 결국 3일 정도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밝히기 꺼리거나 업무 때문에 연차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김 모씨는 "열도 오르고 몸이 생각보다 너무 아파 연차를 쓰고 싶었지만, 휴가철인 만큼 동료들의 휴가도 줄지어 있는 상황"이라며 "7월부터 다들 겹치지 않게 휴가 스케줄을 맞춰왔는데, 내가 아프다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어 결국 마스크를 쓰고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고모씨는 "자가키트로 검사했더니 양성이 나왔으나 병원에서 검사는 받지 않았다"면서 "사내 격리 규정이 따로 없기도 하고, 자리를 비우는 것이 눈치가 보여 '감기에 걸렸다'고 하고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 예전처럼 정부 차원에서의 세부적 지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 자체는 낮다고 보고, 현재 격리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손영래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향후에도 (감염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누적 치명률이 0.1% 정도로 질환의 위험성 자체가 약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감염병 위기 단계를 재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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