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춘의 현장시선] 원도심과 함께, 제주농협

[윤재춘의 현장시선] 원도심과 함께, 제주농협
  • 입력 : 2024. 08.16(금) 00:3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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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원도심이란 도시가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최초의 도심지 역할을 하는 중심 지역을 말한다. 제주시 원도심은 제주 관덕정과 제주항이 있던 일도1동, 이도1동, 삼도2동, 건입동 등 옛 제주읍성 일대의 도심지역을 일컫는다. 고려시대부터 현대까지 약 천 년간 제주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을 활성화한 중심지다.

필자가 제주농협에 입사한 해는 1989년이다. 1976년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해 신도시가 형성돼 당시 서사라는 지상에서 내려다보면 모두 다른 모습의 현대식 단독 주택이 있어 누구나 살고 싶은 로망이 있는 지역이었다. 서사라는 제주공항과 제주시청을 잇는 제주시 중심가에 위치해 제주시 최초 신도시 개발지역으로 쾌적한 주거 및 상업 밀집지역이기도 했다.

신도시였던 서사라에 제주농협 이전 사옥이 지어져 50년간 도민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하지만 건물은 점점 노후화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은 물론 여러 안전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운 건물을 지을 시기가 왔으나 어디에 지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함께한 원도심에서 그동안 농협이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하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원도심과 함께 성장한 의리를 생각하면 이곳에 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제주의 원도심은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제주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터이다. 제주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생각이 녹아있는 전통문화 가치만으로도 보전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원도심에 주목하면서 문화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들이 생기고 있다. 원도심 자체가 전통·역사·문화적으로 중요한 공간으로 제주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농협제주본부는 현 위치 옆으로 신사옥 공사와 이사를 마무리했다. 이전 사옥 철거가 끝나는 10월에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지역주민들에게 주차장과 회의실 등을 무료 개방하고, 농산물 직거래장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메세나운동의 일환으로 전시회와 각종 문화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전 사옥 철거는 지역 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이해를 구하며, 최선을 다해 안전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도심의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상권변화 등의 이유로 시중 은행 및 기관들의 원도심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원도심 지역에 있는 제주농협이 침체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제주농협은 앞으로도 원도심을 꿋꿋하게 지키며, 늘 그래왔듯이 농업과 농촌, 지역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함께 뛸 것이다. 이를 원동력으로 주민에게 더욱 사랑받고 신뢰를 얻는 명실상부 최고의 금융기관이 되고자 한다. 제주농협이 원도심 지역 지킴이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윤재춘 농협제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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