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부실'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어 테마 더하고 어린이관 신설"

'콘텐츠 부실'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어 테마 더하고 어린이관 신설"
■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물 보강 제작·설치 용역 중간보고회 열려
전시물 보강사업 최근 기본설계 완료...역사관 축소, 관람객 친화적 탈바꿈
콘텐츠 부족·나열식 전시 우려 속 재방문 유도 과제... 내년 상반기 개관 목표
  • 입력 : 2024. 09.01(일) 01:14  수정 : 2024. 09. 01(일) 02:2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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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제주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물 보강 제작·설치 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한라일보] 90억 원이 투입되는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물 보강사업의 공간 구성에 대한 전체적인 틀이 잡혔다.

기본설계를 통해 재구성된 전시공간 계획(안)은 제주의 민속, 역사, 신화를 테마로 하는 기존 구성은 유지하면서 제주어체험관, 어린이체험관, 기증자예우공간, 개방형수장고, 기획전시실 등의 공간이 새롭게 더해졌다. 도내 유사 주제 박물관과의 콘텐츠 중복 문제를 고려해 역사관은 축소하고, 신화콘텐츠는 보다 확장될 예정이다. 새로운 요소를 더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콘텐츠 부족, 나열식 전시 방식 등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연기된 개관... 언제 문 열릴까=연면적 2만4585㎡(7437평), 전시면적 1만3755㎡(4160평)의 국내 국·공립전시관 중 단일 전시관으로는 세 번째 큰 규모라는 설문대할망전시관은 8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 지난 2020년 조성됐다. 그러나 전시 콘텐츠 부실 및 공간 활용 미흡, 체험요소 부재, 백화점식 콘테츠 나열, 패널 위주의 전시 연출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며 2021년 개관 연기가 결정됐고,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는 59억 원을 들인 1차 전시물 제작·설치에 이어 추가로 90억 원을 투입해 새로운 관점에서 보강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착수한 용역은 당초 12월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자문위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기본설계 과정이 길어지면서 9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오는 10월 제작·설치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에야 마무리될 예정이다. 관리소는 이후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5월쯤 정식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스토리라인=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콘텐츠의 내실을 다져 전시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 지난 30일 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열린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물 보강 제작·설치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그동안 관리소가 공원운영회의와 자문회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검토·반영한 실시설계 내용이 공유됐다. 이날 용역사는 기본계획과 세부연출계획, 향후 추진계획 등을 설명했다.

전시 스토리라인은 '할망의 품, 제주를 걷다'를 주제로 '할망의 올레(로비)→제주의 삶(상설1관(민속))→제주의 시간(상설2관(역사))→제주의 신(상설3관(신화))→할망의 언어(특별테마관 제주어체험관)→제주의 신(상설4관(신화))→제주의 미래(어린이관)'까지, 관람객들이 설문대할망 순례길을 따라 제주다움의 과거-현재-미래와 교감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특히 민속관 내부에 개방형 수장고 배치, 역사관 진입 전 돌챙이 전시품 등이 전시될 제주문화공간 마련, 그리고 해양문화 실감영상실과 제주어체험관, 기획전시실, 어린이관 등 특색있는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관람객들의 편의를 고려해 각 전시구간마다 휴게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층별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을 갖추며 대규모 전시공간의 피로도 개선에도 중점을 뒀다.

설문대할망전시관 기본설계 구성안.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

설문대할망전시관 기본설계 구성안.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



▶긍정·우려의 목소리=중간보고회 참석자 중에선 새 콘텐츠인 어린이관과 제주어체험관에 대해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 마련 및 관광객에게 제주어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와 함께 정해진 공간을 채우기 위한 콘테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변경 전보다 테마별 콘텐츠 집중이 잘 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일부에서는 규모의 방대함에 맞추다보니 백과사전식 전시콘텐츠를 구성한 건 아닌지 나열식 전시 방식과 콘텐츠 부족, 전시관의 모호한 정체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2km의 긴 동선이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해 효율적으로 짜여졌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속가능한 전시관 운영을 위한 과제도 제기됐다. 향후 관람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공간 연출과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관람객과 교류할 수 있는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한 학예 인력 추가 확충도 과제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돌문화연구과가 신설되면서 현재 학예 인력은 총 6명이다.

김동희 관리소장은 "돌문화공원 정체성과 가치 지키면서 전시관의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고, 7000평 넘는 면적을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 제주의 역사, 문화, 신화를 어떻게 제대로 표현해내고,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우며 관심 유도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 예산활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번 기본계획안은 그런 다양한 고민과 생각 끝에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공간을 재구성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구성해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현대적인 연출 기법을 활용해 표현하고, 한정된 예산을 극복하고자 선택과 집중에 노력했음을 밝혔다.

김 소장은 또 "백화점식 나열, 콘텐츠 부족에 대한 지적은 인정한다"면서도 "유물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특히 신화쪽은 더 그렇다. 한정된 (콘텐츠) 속에서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정말 고민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백화점식 나열 안되게 자연스럽게 스토리라인을 구상했다"는 설명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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