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로 차단 보여주기식 이벤트 이젠 그만

[사설] 도로 차단 보여주기식 이벤트 이젠 그만
  • 입력 : 2024. 09.04(수) 04: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특정 시간대 도로를 차단하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오는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제주시 연북로 제주문학관에서부터 메가박스에 이르는 2㎞ 구간에서 개최하는 '차 없는 거리 걷기,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라는 행사다. 왕복 6차로 중 5개 차로를 전면 통제하고, 1개 차로는 비상차량 전용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례식장과 대형 유통매장 등이 있고, 통행량이 많은 곳으로 꼽히는 도로를 차단하면서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행사를 예고했다. 긴급차량뿐만 아니라 장례식장 이용 차량 등에 대해서는 1개 차로를 통해 통행이 가능하다지만 도로를 차단하면서까지 계획해야 할 정도의 행사인지는 의문이라는 여론이다. 도민들 불편을 초래하는 게 위민행정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번 행사는 도로가 자동차만의 전유물이 아닌 보행자,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 등 모든 도민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게 제주도의 입장이다. 제주도민의 주요 건강지표인 걷기 실천율과 비만율이 전국 최하위권인 점을 고려해 행사 전 구간을 통제해 도민들의 건강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행자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보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걸어 다닐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 이벤트가 아닌 도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행정이 구현돼야 할 것이다. 신규 도로 개설은 멈추지 않고, 도로관리 부실도 무한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서 걷기 일상화를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52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