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3)'지방소멸과 대학의 위기'

[공동기획] 제주미래토크 (3)'지방소멸과 대학의 위기'
"지역을 선도할 수 있는 제주만의 거점 대학 필요"
'지방소멸'… 수도권으로 쏠리는 도미노 현상과 밀접
지역의 산업과 경제 육성하는 선순환적 구조 가져야
제도 뒷받침 위해선 재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필요
  • 입력 : 2024. 10.24(목) 03:00  수정 : 2024. 10. 24(목) 09:29
  • 송문혁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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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제주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지방소멸과 대학의 위기'를 주제로 제주미래토크가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 박건도 청년활동가.

[한라일보]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절벽과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방 소멸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지역의 젊은 인재들 또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지역 대학의 소멸 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지방소멸과 대학의 위기'를 주제로 한라일보와 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이 공동 기획한 제주미래토크가 지난 18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에서는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의 진행으로 양덕순 제주연구원 원장, 박건도 청년활동가가 참여했다.

조선희 제주와미래연구원 이사

▶조선희(이하 조)=전반적인 대학의 위기 상황이다. 대책을 위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데 그 원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양덕순 원장(이하 양)=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러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대학 운영이 어려워 지고 있다. 또 교육의 질을 확보해야 하는데 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는 재정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대학도 수도권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형태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이 오늘의 주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방 소멸과도 연결된다.

또 우리가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했는지, 지역의 발전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이 역할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극복되지 않으면 전통적 대학들이 사라질 수 있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 한다.

▶박건도 청년활동가(이하 박)=벚꽃 괴담이라고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도내 대학들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해주면 좋을 것 같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양=도는 폴리텍대학을 포함해 5개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입학에 대한 충원율을 보니 90%가 안된다. 그러다 보니 입학 자원이 부족하고 2년제 대학에 들어갈 학생들은 4년제 대학으로 들어가고 4년제 대학에서 공부할 학생들은 또 육지 대학으로 간다. 4년제 대학이 1개만 있는 것도 한계일 수도 있다. 경쟁력을 도모할 수도 있고 대학들이 서로 역할 분담을 통해 특성화를 시켜 나감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조=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도내 대학들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양=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육성하는 인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다음 연구를 통해 그 산업들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이 졸업해서 제주에 정착해 경제적 활동을 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대학은 그 지역의 경제의 주체로써 역할을 해야 된다. 제주를 감안했을 때에 제주의 어떤 경제적 주체 산업이 생각보다 많다. 그 축이 무너진다고 하면 제주는 또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박건도 청년활동가

▶박=그러면 도내 대학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고 보인다. 혹시 도내 대학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양=경쟁력이 없는 학과들은 폐과하고 또는 유사학과들을 통합하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국책사업, 국가에서 하는 여러 가지 대학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여러 가지 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근데 이 부분도 대학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큰 틀 속에 접근하기보다는 5년이라는 정권에 맞는 사업만을 계속 따다 보니 한계가 있다.

▶조=정권의 불연속성에 의해서 성격 자체도 그렇게 될 걸 우려한 것인가.

▶양=대학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보수적 관점과 진보적 관점이 고등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틀리다. 교육만큼은 일관성을 갖고 여야의 정치적 논리 이득을 떠나 합의를 해줬으면 좋겠다.

▶조=국책사업 유치 외에도 해외유학생 유치도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은가.

▶양=각 대학들이 국제교류본부 형태를 통해서 유치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들도 수도권으로 쏠린다. 이제 유학생 유치도 지방대학과 수도권과의 경쟁인데 여러 가지 여건상 지방이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태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조=도민들이 보내주신 질문을 짧게 다뤄보겠다. 2040년이면 제주에 남아있는 대학은 몇 개나 될까?

▶양=2021년도 교육개발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제주대학의 폴리텍대학을 포함해서 5개 대학이 있는데, 2046년에는 3개 정도만 남는다고 얘기한다. 지금 새로운 형태의 대학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고 있어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그 의미가 없다.

▶박=단골 질문이다. 육지로 떠나는 학생들을 제주에 남게 할 방법은?

▶양=젊은 친구들이 살고 싶어하는 제주를 만들어야한다.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서 미래 모빌리티, 우주항공산업, 수소경제 재생 에너지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도모하면 제주지역 학생들이 취직해서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역대학에서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요즘 지방 소멸을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국가적 정책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이 협력적 관계 속에서 지역 지망 소멸을 없애는 것이다. 그게 라이즈(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라고 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미래 산업을 육성하더라도 지역에 있는 인력들이 성장하고 그다음에 취직이 담보되고 이런 어떤 보장된 구조가 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양=맞다. 제주는 1차와 관광 중심의 경제 구조를 있다. 그중 서비스업이라고 하는 것들이 대학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만족스럽고 원하는 직업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미래 산업들을 통해 지역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 창출을 많이 이루어져야 된다.

▶조=정말 중요한 것은 대학 내부의 자구책 노력이 선행돼야 겠다.

▶양=모든 대학이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파악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대학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하는 의지는 갖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박=저도 제주 청년으로서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제주도에 많이 생겨 제주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위기 속에서도 좋은 길과 선한 영향력을 찾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양=싱가포르 공과 대학, 홍콩 과기대 처럼 제주도도 지역을 선도하는 대학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된다. 이를 위해선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에 대한 투자를 당장의 성과를 바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과감하게 했으면 한다.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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