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정은 의원, 현지홍 의원, 강하영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민간 의사를 구하지 못해 결국 공기관(서귀포의료원)에 위탁을 추진 중인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의 '서귀포시 365민관협력의원' 간판이 '서귀포공공협력의원'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이는 2020년 10월 추진위원회 출범 이래 전국 최초를 내세웠던 민관협력의원 사업이 좌초됐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길호)의 2025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안 심사에서는 이 같은 명칭 변경 계획이 알려진 데 이어 사전 절차 이행 여부가 논란이 됐다.
이날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대천·중문·예래동)은 "민관협력의원이 '서귀포공공협력의원'으로 명칭을 바꾼다고 한다. 내년 공기관 대행 사업으로 9억 3800만원이 올라왔는데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는 받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현승호 서귀포보건소장은 "지난 14일 사용료 면제 등 (공기관 위탁에 따른) 제주도 공유재산 심의를 받았는데 일정이 안 맞아 다음 회기 때 도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사전 절차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원칙대로 따지면 편성해선 안 되는 예산이다"라고 꼬집으며 추후 별도의 설명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현승호 소장은 한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러 도의회의 공유재산 동의 절차를 어긴 게 아니라 내년 초 개원을 계획하다보니 급하게 예산을 편성하게 됐다. 예산이 확정돼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서다. 이를 도의회에 충분히 설명할 것이다"라며 "명칭 변경은 제주도, 서귀포의료원과 협의한 사항으로 공기관 대행인데 민관협력의원 간판을 쓸 경우 도민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어서 '서귀포공공협력의원'(가칭)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약국은 공모를 통해 민관협력약국으로 운영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심사에서는 서귀포시 정신건강 사업의 전문성 취약도 거론됐다. 강하영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보건소 정신건강 사업 직원들이 대부분 기간제 근로자 등으로 5개월, 8개월 근무하고 있다. 사례 관리와 상담의 연속성에 문제가 있다. 적어도 4개월은 정신건강 업무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라며 "제주시와 비교해 예산이나 인력 면에서 모자라다"고 했다.
답변에 나선 현승호 소장은 "정원 반영이 안 되고 있고 예산 때문에 5개월, 8개월 인력을 쓰고 있다"며 "임기제로 할 수 있도록 조직 부서와 매해 협의해 왔지만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귀포시 3개 보건소의 '탐나는 걷기' 챌린지가 성공자 급증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인센티브 내역이 변경된 점도 지적됐다. 임정은 의원은 "취지는 좋은데 현장에서는 행정의 일관성이 없다고 하더라. 앞으론 예산을 추계할 때 사업량을 잘 파악해서 중간에 혼선이 없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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