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형 위원장과 강상수, 이경심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부터 서귀포의료원 부설 요양병원 신축에 들어가는 가운데 그 위치를 놓고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요양병원이 전무한 서귀포 지역에 관련 시설 확충이 예고되면서 기대감이 크지만, 제대로 된 환경을 보장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0일 제주도가 제출한 서귀포의료원 부설 요양병원 신축에 대한 '2025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하며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제주도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서귀포의료원 부설 요양병원 신축을 추진한다. 사업비 387억5000만원(국비·지방비 포함)을 들여 연면적 약 7245㎡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요양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일반요양병동 62병상과 치매안심병동 36병상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2023년 요양병원 부지를 매입하고 올해 6월 보건복지부에 요양병원 신축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10월에는 공유재산심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2월 마스터플랜 수립, 3월 실시설계 등을 예정하고 있다.
공사는 2026년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시설이 지어지면 서귀포 지역에서도 치매 환자의 안정적인 요양이 가능해지고, 보호자의 간병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위치와 부지 면적을 두고는 여전히 우려가 제기된다. 건물 규모에 비해 대지 면적이 3915㎡(1184평)로 작은 데다 일주동로 등 대도로와 인접해 있어 교통량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강상수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이날 도의회 행정자치위 회의에서 "1차적으로 (지상) 3층 규모로 짓고, 나중에 5층으로 증축하는 계획이 있다"면서 "교통량이나 주차 문제도 미리 내다보고 해야 하는데 위치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서귀포의료원 인근으로 대토를 (마련)하든 부지를 좀 더 확장하든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니면 헬스케어타운으로 가도 되지 않나"라며 현 부지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이경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서귀포에 요양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적극 동의를 한다"면서 "그런데 국비 확보도 안 된 상황에서 의지만으로 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내년에 국비 8억원을 포함해 16억원을 우선 투입하고 2028년까지 국비 약 186억원에 더해 총 371억5000만원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년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박호형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도 "국비 매칭을 위한 절충이 전혀 되지 않아 걱정이 된다"며 "초고령화 시대에 (요양병원은) 굉장히 필요한 시설이지만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했다.
또한 "작은 부지에 거의 100실(병상)이 들어간다"며 "요양병원은 환자나 가족을 위해서도 쾌적한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다. 마침 주변에 교육용 부지가 있는데 이를 분할해서 산다든지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는 이같은 우려를 제기하면서 서귀포의료원 부설 요양병원 신축 계획을 담은 제주도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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