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숲길체험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김녕초 동복분교 학생들.
[한라일보] 10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 찬 기운이 깊어진 숲에 몸이 잔뜩 움츠려졌다. 숲해설에 나선 송언주 세계자연유산해설사가 한마디 건넨다. "나무잎이 떨어진 겨울숲은 황량해보입니다. 하지만 추위를 견디며 그 속에서 봄을 준비하는 숲 속 친구들의 이야기는 다양하죠."
'202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의 올해 다섯번째 시간에는 김녕초등학교 동복분교 5~6학년 학생 20명과 교사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절물자연휴양림 내 삼울길(삼나무가 울창한 숲길)~장생의 숲길 입구~만남의 길을 탐방하며 숲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로에 들어서자 쭉쭉 뻗은 울창한 삼나무 숲이 아이들을 반겼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에서는 방풍을 위해 삼나무를 심었어요. 제주에서 삼나무가 심어진 것은 70년 전부터라고 해요. 특히 감귤밭 주변에 많이 심어져 바람막이 역할을 했어요. 제주사람들은 삼나무를 '쑥대낭'이라고 불러요. '쑥대'는 대나무처럼 빨리빨리 쑥쑥 자란다, '낭'은 나무를 뜻해요. 잠시 숲에 머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께요." 송언주 해설사의 말에 따라 아이들은 나무를 빙 둘러 손을 잡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조용히 나무를, 바람을, 숲의 공기를 온전히 느꼈다.
10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숲길체험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김녕초 동복분교 학생들.
다시 나무데크길을 따라 걷다가 장생의 숲길 입구 앞 소나무 숲에 멈춰 놀이활동을 진행했다. 솔방울을 이용한 놀이였다. 아이들은 솔방울을 직접 주워 철이 지났지만 혹시나 있을 '솔씨'를 찾아보기도 하고 솔방울 공을 만들어 축구도 하고 나무막대기를 이용해 야구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숲에서 하는 놀이에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놀이가 끝난 후에는 놀이에 활용했던 솔방울, 나뭇가지를 다시 자연에 돌려주며 '숲을 대하는 자세'도 배워보기도 했다.
이어 만남의 길을 따라 다시 걸었다. 벚나무 앞에 멈춰선 송언주 해설사는 꽃눈과 입눈에 대해 설명했다. "말 그대로 꽃눈은 꽃을 피우기 위한 싹, 입눈은 잎을 피우기 위한 싹을 의미해요. 겨울나무 중에서는 꽃눈을 품은 나무도 있고, 입눈을 품은 나무도 있죠. 여기 벚나무에 이상한 게 뾰족뾰족 올라와 있는데, 이것은 입눈이에요. 우리가 겨울에 털옷을 입으면 따뜻하듯 나무들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이렇게 감싸고 있어요. 겨울방학이 다가오는데, 봄을 준비하는 겨울나무처럼 여러분도 숲을 통해 겨울을 잘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날 참여한 6학년 노은우 학생은 "소나무 숲에서 솔방울로 한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과 함께 숲에 와서 재밌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효빈 학생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숲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니 좀 더 숲에 대해 관찰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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