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윤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25일 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단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원도심 문화시대'를 열기 위해 올 한 해 제주아트플랫폼 정상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제주시 삼도2동 옛 아카데미극장(재밋섬) 건물 일부에 공공 공연예술 연습장(아르코공연연습센터@제주)을 갖추고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제주아트플랫폼을 하루빨리 완성해 '원도심 문화 벨트'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부족한 예산 확보가 필수적인데, 올해 안에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석윤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25일 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아트플랫폼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원도심 활성화와 예술창작 기반을 좀 더 굳건히 하기 위해 아트플랫폼 정상화에 심혈을 쏟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아트플랫폼을 중심으로 바로 맞은편에 재단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이아(옛 제주대 병원), 두 건물 사이의 '문화의 거리'를 연계하면서 원도심 문화시대의 디딤돌을 놓겠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공간과 거리를 하나의 생물체처럼 인식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문화를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을지 계획이 마련된다면 원도심 전역으로 문화의 향기가 퍼져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트플랫폼과 예술공간 이아, 문화의 거리를 한 몸처럼 인식하는 게 원도심 문화시대를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때 아트플랫폼이 핵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핵심 과제는 '아트플랫폼의 정상화'다. 낡은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필요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에 제주문화예술재단(문예재단)은 올해 확보한 예산 22억원(지방비)을 들여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거친 뒤 오는 12월말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모두 11층(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건물에는 코워킹 스페이스(함께 모여 일하는 공간), 사무 공간, 다목적 연습·창작발표 공간 등도 조성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이전에 완료된 공사까지 포함하면 올 연말까지 전체 건물의 70% 정도가 새롭게 단장한다.
관건은 예산 확보다. 당초 문예재단은 올해 국비 30억을 확보해 아트플랫폼 내 빈 공간에 대규모 연습실을 추가로 조성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 공연예술 연습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작년 연말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의 여파로 국비 확보가 불발된 바 있다. 이에 올해 정부 추경으로 해당 예산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고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건물 리모델링 공정률을 10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추가 예산 확보가 뒷받침돼야 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문예재단은 올해 또 다른 핵심 과제로 가칭 '서귀포문화예술센터'를 연다. 서귀포 동홍동에 있는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일부 공간을 임대해 오는 3월부터 운영에 나선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지역의 문화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한 첫 시도다. 지역 예술인에게 예술인복지지원센터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 등으로 쓰이게 된다.
김 이사장은 "(재단이 서귀포문화예술센터를 정식 운영하려면) 조직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 조직 개편이 이뤄지려면 제주도와 인력, 예산 문제에 대한 협의도 필요하다"면서 "이런 제도가 완비되기 전이지만 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산남 산북의 문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예정된 제주아트플랫폼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문예재단은 이 건물 2층으로 이전한다. 현재 제주시 이도동 제주문예회관 인근 재단 소유 건물에서 아트플랫폼으로 사무 공간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재단이 이전하면 현재 건물(지하 1층·지상 8층)의 임대 공간을 제외하고 5개(지하 1층과 지상 2층, 6~8층) 층이 비게 된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이후 남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제주도, 도의회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도내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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