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제주지하수연구센터가 출범 5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보건환경연구원과 통폐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독립적 연구 기능 차질 등이 예상돼 사실상 폐쇄나 다름없다는 비판 여론이 있다.
통폐합 방안 협의는 보건환경연구원이 추진하는 지하수 수질 검사·분석과 지하수연구센터의 기능 자체가 비슷해 조직의 효율성 차원에서 비롯됐다. 지하수연구센터 조직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기고 연구원들은 임기제로 채용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된 상태다. 주지하다시피 제주의 지하수는 함양부터 유출, 사용량까지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가 지하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자체적인 연구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2020년 10월 지하수에 대한 도내 자체적인 기초 연구와 더불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제주 지하수연구센터가 출범했다. 역할도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
연구 기능 강화 등 지하수 센터 역할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통폐합 논의는 천부당만부당하다. 지하수 연구에 있어 수질분석은 수질오염뿐 아니라 다양한 성분 분석을 통해 지하수 유동의 특성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이다. 기능이 유사하다고 통폐합하는 발상은 유치하기 그지없다. 미국 등 지하수 기초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해외 우수사례를 따라가진 못하더라도 뒤처지진 말아야 할 것이다. 통폐합 논의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기후위기는 물론 지하수 환경 변화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지하수연구센터의 내실을 기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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