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관광공사가 제주신화월드 측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 시내면세점 영업권 보상비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것과 관련 경영진 탓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제주관광공사가 해당 판결에 불복해 최근 항소한 것에 대해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등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책임 회피를 위한 면피용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3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07회 임시회 중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제1차 회의를 열고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갑)은 "상식적으로 보면 건물을 빌려 인테리어를 했는데, 이 비용을 자산으로 잡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어쨋든 1심에서 패소했는데, 2심도 패소하면 대법원까지 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1심 판결에 대해 변호인단이 면밀히 분석한 결과 부당한 게 있다"면서 "2심 결과 이후에 관광공사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법원은 제주관광공사가 람정(제주신화월드 운영사)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권 보상비 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는데 기각된 원인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 했냐"고 묻자, 이에 고은숙 사장은 "(법원이) 양 사간에 거래 관계는 존재한다고 인정했지만, 현금지급의 의무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 고은숙 사장 "1심 판결 부당..2심 결과 이후 입장 정하겠다"
그러자 양 의원은 "(람정제주개발과) 임대차 계약조항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근거조항이 없다. 애초에 계약할 당시 경영진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계약서 조항에 내용 등을 포함시키지 못했다"면서 "면세점 자산을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라는 근거조항을 애시당초 계약할 당시 포함했으면 이번 재판에서 승소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경영진 과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주관광공사 고은숙 사장.
이어 양 의원은 "실내면세점 경우에도 처음 진출할 때 경영진의 판단 착오로 267억원이라는 손실을 봤다. 결국 그 당시에도 누구 하나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단지 본부장이 나와서 사과 한마디로 모든 게 끝났다"면서 "그동안 제주관광공사가 수익사업을 하면서 제대로 결과물을 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전문경영진이 없어 전문성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는 2016년 2월 12일 개장한 롯데호텔제주 내 시내면세점을 2018년 1월 람정제주개발이 운영하는 제주신화월드로 옮겼다. 매년 4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발생하자 시내면세점을 수익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신화월드로 이전한 것이다. 하지만 신화월드로 옮겨진 시내면세점 역시 적자에 허덕였고, 결국 관광공사는 2020년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고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공사는 이 과정에서 롯데호텔제주에 있을 당시 시내면세점 인테리어 공사 비용을 람정제주개발이 지급해야 한다며 104억원대 영업권 보상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5일 1심에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