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제주방문의 해’]<3>제대로된 韓流가 없다

[2006 ‘제주방문의 해’]<3>제대로된 韓流가 없다
2003 영광 재현 ‘흐지부지’
  • 입력 : 2005. 07.25(월) 00:00
  • /위영석기자 yswi@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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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기념관·웨딩상품 추진 고작…관광객 기호·소비 급격히 변화

체험·테마형 상품개발 등 역부족


 지난 2003년 남제주군 섭지코지는 한마디로 인산인해였다. 드라마 ‘올인’의 인기를 업고 연휴기간에는 1일 최대 6천명이 찾을 정도로 특수를 누렸다. 이어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까지 한국의 드라마는 최고의 상품으로 인기를 높혔고 외국인들의 화면 속의 촬영지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으로, 한국으로’ 향했다.

 실제 2004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백93만2천3백여명으로 지난 2003년보다 0.4% 증가했다. 제주관광 반세기 사상 최고치다. 내국인 관광객은 4백60만3천2백여 명으로 1.9% 줄었지만 한류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32만9천2백여명으로 49%나 폭증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연초에는 지난해보다 뒤쳐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봄철 징검다리 연휴와 수학여행단의 활발한 유치로 2백46만1천여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기록보다 0.1%정도 앞서나가고는 있다. 단순 휴양과 관광에서 벗어나 스포츠와 레저, 회의산업, 수학여행 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다양화하면서 그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일본인 관광객은 한일관계의 급랭으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6만7천9백여명이 제주를 찾았다. 중국인도 4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4만4천9백여명이, 대만인은 1백% 늘어난 1만6천8백여명이 각각 제주를 방문했다.

 그런데 여행업계에서는 제주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이 실속이 없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다. 휴양이나 체험보다는 단순관광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돈을 쓸만한 쇼핑센터 하나없고 제대로된 이벤트나 상품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드라마‘올인’제작사인 (주)초록뱀엠앤씨와 남제주군, 그리고 제주도는 2003년 ‘올인’의 열풍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세트장을 복원한 ‘올인하우스’를 개관했다. 올인하우스에는 촬영 당시 사용했던 각종 소품과 영화·드라마 관련 다양한 시설 등이 전시되고 국내·외 커플들의 결혼식장으로 운영될 ‘웨딩채플’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는 일본지역 대형여행업체 등을 대상으로 해외웨딩이벤트상품 개발을 위한 팸투어도 개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웨딩이벤트를 진행할 만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상품화는 요원하다. 그저 입장료만 받는 기념관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제주에 와서 몇 백만원씩의 돈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를 활용한 마케팅도 표지판을 세워 드라마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관광협회는 대장금의 인기를 반영, 일본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국과 제주음식 만들기’ 팸투어를 실시한 적이 있다. 참가주부들은 대장금에서 등장하는 한국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맛을 보면서 이벤트에 대단한 만족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 팸투어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끝났다.

 서용건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도 이같은 부분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 서교수는 지난 21일 제주관광학회 학술대회 토론에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과 외국인 1인당 관광지출액 증가율이 2000년 이후 모두 감소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기호와 수준은 나날이 변하고 높아가고 있는데 제주는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아 제주에 와서 소비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교수는 이어 “가장 일차적인 일회성의 보는 관광에서 진일보한 주제형, 체험형관광, 그리고 서비스투어리즘에 제주관광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영석기자 yswi@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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