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제주방문의 해](15)외국인들 ‘언어불편’

[2006 제주방문의 해](15)외국인들 ‘언어불편’
국제적 관광지 한계 드러내
  • 입력 : 2005. 12.07(수)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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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통역안내원 국비중단 대폭 축소

‘방문의 해’ 외국인유치 증진에 악영향


 연간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30여만명. 전체 입도객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관광인프라 부족과 마케팅의 한계, 언어불편 등의 열세로 국제적인 관광지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제주관광수익 제고를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 확대를 위해서는 내국인 관광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큰 고부가가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입도 관광객 숫자 채우기식 단순 볼거리 위주의 관광이 아닌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과 마케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 “언어소통 안돼 불편해요”=“다른나라에선 외국인이 쩔쩔매고 있으면 ‘도와드릴까요?’라고 먼저 묻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에선 도움을 청해도 말이 통하지 않아 난처하다.” 제주에 수년째 둥지를 틀고 있는 외국인의 얘기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한국여행중 가장 불편했던 점으로 언어소통(68.1%)을 꼽았다. 세계적인 관광추세를 볼때 개별여행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외국어 서비스 등은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주도가 곳곳에 관광안내소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1명씩 교대근무하면서 서비스되는 외국어가 제한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내년 외국어 통역안내원 대폭 감소=‘2006 제주방문의 해’인 내년 도내 관광지에 배치될 외국어 통역안내원이 올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돼 통역 서비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외국어 통역안내원은 근로복지공단과 제주도, 4개 시군이 예산을 분담, 도내 유명 관광지에 배치돼 외국인 관광객의 통역과 안내를 맡고 있다. 올해의 경우 관광지 36개소에 74명이 투입돼 영어 일어 중국어로 제주관광의 면면을 알리는 첨병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역별로는 제주도 28명, 제주시 20명, 서귀포시 14명, 북제주군 7명, 남제주군 5명 등이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의 통역안내원 지원기금이 바닥나면서 올해 56명에게 지원되던 예산이 내년부터 전면 중단돼 모두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충당해야 할 처지다.

 한 자치단체의 경우 “올해 통역안내원 운영에 국비 5천4백여만원, 자체부담으로 2천1백여만원을 투입했으나 내년의 경우 올해 자체부담분 수준의 예산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제주도가 4개 시군의 내년 통역안내원 지원예산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21명분 2억7천만원이 확보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의 28%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행정이 말로만 외국인 유치증진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꼽는 언어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가 최적의 관광지라고 아무리 홍보해도 관광지에서 손님을 맞을 민·관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초대받아온 손님들이 기분좋게 들렀다 갈 수가 없다는 얘기다.

 한편 올들어 11월말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5만4천9백여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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