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세계유산으로(32)/제3부 우리에게 달렸다]1.제주의 가치 발굴

[제주를 세계유산으로(32)/제3부 우리에게 달렸다]1.제주의 가치 발굴
제주자연의 새 이름은 ‘세계자연유산’
  • 입력 : 2006. 06.21(수) 00:00
  •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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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제주 세계자연유산 지구의 세계적인 가치와 우수성을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등재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유산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1년후 등재 여부 최종 결정 ‘카운트 다운’

등재시 국내 최초 사건… 유무형 큰 효과

‘자연환경의 노벨상’ 지위 부여 가치 창조


 ‘제주 자연의 새 이름은 세계자연유산’. ‘유네스코로 가는 제주의 첫걸음,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렸습니다.’

 제주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올리기 위한 여정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앞으로 정확히 1년 후면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결정된다.

 2007년 6월, 늦어도 7월초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총회를 열어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치가 있는지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에 앞서 오는 9월이나 10월쯤에는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여부를 결정짓도록 자문 역할을 하는 기구인 IUCN(국제자연보존연맹) 관계자들이 제주를 찾아 실사를 벌인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세계유산위원회의 새 위원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더욱 고무적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사건’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이미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세계자연유산은 곧잘 ‘자연환경의 노벨상’으로 비유된다.

 세계가 공인하는 유산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한 나라의 자연과 문화수준의 지표가 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유산으로 후손에게 남겨줄 수 있음을 뜻한다. 이 때문에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매우 뜨겁다.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 우리나라 최초의 ‘사건’이 된다. 이는 국가의 자존을 높이는 상징성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제주자연자원에 대한 보존과 이용방법이 달라지고, 국제적인 인지도와 명성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된다. 제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관광패턴은 문화관광에서 생태체험관광으로 변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 복판에 세계자연유산이 있다. 세계자연유산이 대표적인 생태체험관광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세계유산을 보러 오는 세계인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은 발달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취재진이 확인한 일본 홋카이도섬의 시레토코반도(2005년 7월 등재)는 작년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 한달만에 관광객이 18%나 증가했다. 늘어난 관광객의 절대 다수는 외국인들이다. 베트남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하롱베이는 베트남의 외자유치와 경제 중심지를 하롱베이로 옮겨 놓고 있다.

# 세계유산 추세

 여러번 지적했듯이 제주도가 지난 3월 펴낸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 기획보고서’ 머리말에도 세계유산의 범세계적 추세를 설명하고 있다.

 자연 훼손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인류 공통의 세계유산에 대한 범세계적인 관심은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1972년 11월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으로 집약돼 있다.

 이 협약은 ‘세계적으로 보존할만한 보편적이고 가치 있는 유산’을 인위적인 훼손과 파괴로부터 보호하고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하여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세계유산은 협약에서 밝힌 대로 인류가 이룩한 문화활동의 산물인 문화유산과 뛰어난 경관과 학술적인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 그리고 이러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말하는 ‘유산(Heritage)’이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서, 현재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유네스코가 정의하고 있다.

 세계유산협약에는 현재 총 1백80개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문화유산 6백28건, 자연유산 1백60건, 복합유산 24건 등 총 8백12건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에 이 협약에 가입하였다. 국가 유산 중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석굴암·불국사(1995), 해인사 장경판정(1995), 종묘(1995), 창덕궁(1997), 수원화성(1997), 고창·화순·강화 고인돌(2000) 및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등 현재 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문화유산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시키려고 신청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지정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세계자연유산 공감대 넓히기

학생·주민 등 대상 강연설명회 잇따라


“도민·환경단체 협력 절대적 필요…적극적 관심·홍보·지지 뒤따라야”

▲지난 5월 제주도 주최로 북제주군 구좌읍에 위치한 김녕초등학교에서 열린 세계자연유산 순회 강연회. /사진=한라일보 DB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北海道)의 동북쪽으로 삐죽이 튀어나온 일본의 마지막 비경. 오호츠크해와 네무로해협 사이에 자리잡은 이곳은 희귀한 야생동물과 다양한 식물, 겨울의 유빙 등 아직도 옛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고요히 숨쉬고 있다. 유네스코는 이 곳 시레토코를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시레토코의 쾌거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정부와 제주도, 환경단체, 제주도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제주도는 제주 세계자연유산 지구의 세계적인 가치와 우수성을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등재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지난달 자연유산지구 학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순회 강연회와 설명회에 돌입했다.

 학생 대상 강연회는 김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구좌·성산·조천읍 지역 초·중학교 8개교를 대상으로 자연유산 홍보영상물을 상영하고 관련 학술전문가의 강의 중심으로 열렸다.

 제주도는 이달에는 유산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순회 설명회를 벌이고 있다. 구좌, 조천, 성산읍 단위 설명회에 이어 20일에는 구좌읍 김녕과 월정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어졌다.

 잇단 강연·설명회에 연사를 자청한 중앙문화재위원회 이인규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은 왜 제주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한가에 대해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세계자연유산은 세계가 인정하는 보물로서 지켜지기도 하지만 등재되면 훌륭한 자연자원을 보려는 세계인들로 북적거리게 돼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특히 유산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 지지가 뒤따를 때 비로소 세계유산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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