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등재 10년](1)프롤로그

[세계자연유산 등재 10년](1)프롤로그
제주 이끌 미래 동력… ‘마르지 않는 샘’으로
  • 입력 : 2017. 01.02(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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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아름다움과 독특한 가치를 가진 자연유산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국제적 위상이 한단계 높아지는 국가적 영광이다. 돌과 바람, 오름과 바다, 독특한 문화와 수려한 자연이 한 곳에 있는 곳. 바로 제주섬이다. 이 섬이 한반도 최초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올랐다. 올해가 10주년이다. 사진은 2007년 등재당시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국제보호지역 대표 브랜드로 우뚝… '보물섬 제주' 각인
경제·사회·문화 등 큰 변화… 보전·활용 여전히 시험대
제주섬은 거대 생태계… 어느 한 곳 뚫리면 생명력 잃어
본보, 올해 등재 10주년 맞아 성과와 과제 등 집중 진단

2007년 6월27일 오후(한국시각)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낭보가 전해졌다.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등재 현장을 지키던 제주와 정부 관계자들은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0년 전의 일이다.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오른지 올해가 10주년을 맞는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환경은 물론 제주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도민은 물론 국민과 더불어 전사적 노력을 경주해 온 한라일보는 올해 등재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후속과제를 중심으로 연중 기획보도한다.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제보호지역으로서의 전환점을 맞는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자연과학분야 유네스코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으며, 람사르습지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명품 국제보호지역으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그 중심에 세계자연유산이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의 환경보존은 물론 도민적 자긍심, 국제 인지도, 관광 등 경제적 효과에 있어 여태껏 제주사회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세계자연유산은 기대했던 것처럼 제주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고 있는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가. 무엇을 진행해 왔으며 계획중인가. 후속과제는 무엇인가.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여전히 기대와 우려도 존재한다.

세계자연유산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그래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박람회 등 국제적 이벤트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효과와 영향이 거의 영구적이라는데서 더욱 뚜렷하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그 유산의 보호를 특히 중시한다. 유산 등재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영원히 후손에 물려주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주자연과 환경은 국제적 기준과 관심속에서 보호·관리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활용도 보존의 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강구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범국민 서명운동.

제주는 유산지구뿐만 아니라 섬 전체가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구멍이 뚫리면 섬의 생명력을 잃게 된다. 지하 용암동굴, 국립공원과 천연보호구역, 해안조간대와 부속 섬, 오름과 곶자왈, 습지, 지하수, 토지이용계획 등이 세계자연유산 지구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관리기준을 요구받는다.

제주도와 대한민국 정부가 10년 전 등재 당시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관리운영계획서에는 등재 이후 무슨 일들을 해야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유산지구 학술조사,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 관람객 증가에 따른 시설이나 환경에 대한 안전평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제주도와 정부는 여러가지 후속대책을 수립했고 현재 추진 중이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 종합계획, 유산지구 내 사유지 매입, 조례 제정 등이 단계적으로 진행돼 왔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 탐방 안내소, 홍보관 등 탐방 인프라 구축도 성과로 꼽힌다. 세계자연유산지구를 확대하는 계획도 논의 중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관광과 청정 1차산업을 위시해 제주산업 전반에 걸쳐 플러스 효과를 창출하는 기회가 됐다. 국내외 관광객 모객, 수출시장 개척은 물론 각종 국내외 스포츠·학술대회와 문화행사, 민간단체의 국내외 교류에도 세계자연유산이 단골메뉴로 활용되고 있다. 등재 직전인 2006년 530여만명이던 국내외 관광객은 10년새 3배나 증가한 1500여만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4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제주사회는 오히려 이제 관광객 총량을 검토할 시점에 이르렀을 정도다.

유산지구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 주체는 제주도와 도민이다. 그 혜택도 도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유산지구 마을주민들의 기대감은 매우 높다. 주민들은 다양한 의견과 현안을 분출시키고 있다. 등재 이후 주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역사회에 소득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들을 담아내야 한다.

제주도는 올해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많은 것을 계획중이다. 제주 방문의 해, 특별전, 글로벌 포럼, 백서 발간, 기념 음악회가 예고돼 있다.

세계자연유산이 제주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동력, '제주 발전을 이끌어 갈 마르지 않는 샘'이 되려면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다. 자연유산에 대한 높은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이를 올곧게 지켜나가는 책임감이 있을 때 가능하다. 가장 잘 보존된 유산이 최고의 자원인 것이다. 한라일보가 정유년 새해 등재 10주년을 맞은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주목하는 이유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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