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일본침몰
  • 입력 : 2006. 09.02(토)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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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의 위기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일본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것인가? 일본의 운명이 궁금하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일본산 블랙버스터 ‘일본침몰’의 성적이 영화계의 관심거리다. 일본 영화의 한국 공략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영화의 홍보는 꽤 공격적이다. 광고 카피도 ‘8월31일 일본이 사라진다’, ‘이승엽을 구하라’ 등 한국관객의 정서에 호소하는 내용들이다.

 영화는 1973년 발표돼 4백만부 이상 팔려나간 고마쓰 사쿄의 동명소설과 같은 해 제작된 동명영화를 뼈대로 33년만에 블록버스터로 재탄생됐다.

 강도 10이 넘는 대지진으로 아비규환에 빠진 일본 스루가만.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진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본의 지구과학 박사 타도코로(도요카와 에츠시)는 지질조사를 통해 일본이 3백38일 뒤에 침몰하게 된다는 결론을 얻는다. 해일과 지진으로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타도코로는 일본을 구할 카드를 내놓는다. 일본열도와 플레이트 사이에 가공할 위력을 지닌 ‘N2’ 폭약을 투여, 열도와 플레이트를 분리시키는 것. 그러나 작전 수행중 대원과 함께 ‘N2’ 폭약을 잃게 되면서 해저저탐사선 파일럿 오노데라(구사나기 츠요시)가 일본의 운명을 짊어진 채 초강력 ‘N2’ 폭약을 들고 심해로 들어간다.

 영화는 곳곳에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재난영화의 화법을 빼다 박았다. 그 속에 재앙을 이겨내려는 인간의 영웅적 활약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적당한 휴머니즘으로 담아낸다. 일본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2백억원)가 투입됐는데, 화산폭발·쓰나미 등 지진의 참상을 재현하는 컴퓨터그래픽에 그 절반이 쓰였다고 한다.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처음으로 죽는 사람이 일본의 총리라는 영화의 설정도 관심거리다. 영화속의 총리는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본 침몰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는 보고를 듣고 난민수용 협상차 중국으로 가던 중 비행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특히 총리로 출연한 배우의 외모와 헤어스타일이 현 고미즈미 총리를 연상시키며 영화적 의도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스크린 쿼터 축소로 한국영화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이번엔 ‘일본 침몰’을 앞세운 ‘일류’가 한국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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