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가 제주참여환경연대와 함께 전개하고 있는 '특별자치 마을만들기'는 마을 공동체 회복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역의 재창조 작업이다. 조천읍 선흘2리와 한경면 저지리에 이어 남원읍 신흥2리를 거치는 동안 '제주의 미래, 마을에서 찾는다'는 슬로건이 구호가 아닌 이 시대의 희망임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신흥2리 동백마을만들기는 각계 전문가들의 참여속에 진행된 '특별자치 마을만들기'의 서막이다. 신흥2리의 희망은 주민들의 열정과 자발적인 참여의 산물이다.
특별자치 마을만들기에는 각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본보 강문규 논설실장을 팀장으로 강승진 박사(제주발전연구원), 고유기 사무처장(제주참여환경연대), 김동만 한라대 교수(영상), 김미실 생활지도사(농업기술원), 김상오 부본부장(농협제주지역본부), 김태윤 박사(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김태일 제주대교수(건축학부), 오창현 관광정책과장(제주특별자치도), 이석창 대표(자연제주), 장성철 소장(녹색제주연구소), 조미영 연구원(제주4·3연구소)이 그들이다. 이 외에도 자문위원에 정광중 교수(제주교대·인문지지)와 김완병 연구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조류)이 합류했다.
특별자치마을만들기팀은 3월 29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각계 전문가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평가회 자리를 마련했다. 평가회에는 강승진 박사, 고유기 사무처장, 이석창 대표, 정광중 교수, 조미영 연구원과 제주도청 살기좋은지역 담당 이영진 사무관이 참석했다.
주민 열정 자발적 참여 가능성 보았다
▲특별자치마을만들기팀은 3월29일 오후 본사 회의실에서 각계 전문가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평가회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이제 포구에 배를 띄웠을 뿐 지속적 관심 필요
기대 이상의 성과…마을자원 발굴·결속 관건
작은 것부터 실천·도시와의 결연사업도 검토"
▶강문규=마을만들기 사업 초기에는 부담과 걱정이 많았다. 신흥2리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주민과 청년들의 자발성이 큰 힘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확산 가능성을 발견한 것도 수확이다.
▶강승진=신흥2리는 동백 컨셉이 중심점이다. 설촌 3백주년과 젊은이들의 의지가 결합해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 한라일보의 적극적인 지면 할애와 홍보도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본다. 동백마을 만들기는 큰 것을 찾는 것 보다 동백을 이용한 기능성 상품 개발에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기=신흥2리는 크지 않으면서도 길게 보려는 주민들의 생각이 주효한 선례다. 주민과 마을만들기 자문위원들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도 평가하고 싶다. 지역출신 의원, 자문위원들의 열의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마을 내부의 결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설촌 3백주년과 미래 3백주년은 과거로부터 미래를 설계하는 주민들로부터 제주의 정신을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 김현섭 동백마을보존회장의 열정과 리더십, 주민들의 화합, 여기에 지역 자원 특성이 균형감을 찾는 결과다.
▶이석창=신흥2리는 이제 포구에 배를 띄운 상황이다. 궁극적 목표인 잘사는 마을로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지원과 추진동력을 일으켜 줘야 한다. 여기에 제주도와 자문위원, 한라일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자문위원, 주민과의 의견조율과정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다. 동백의 다양성, 경관적 모습, 다가올 3백년을 내다보는 설계까지 고려한다면 아쉬운 점이다. 기능성 상품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도 자문위원들이 2~3개월에 한번씩은 현지를 방문해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
▶강문규=옳은 지적이다. 동백나무 식수에 있어 경관적 측면, 효과까지 사전에 자문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내부의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계속적 자문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광중=신흥2리가 신문지상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돼 인상이 깊었다. 신흥2리의 성공을 기대한다. 동백마을은 나무심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기좋은 것이 과연 무엇이냐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착될 때까지 계속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다른 지역과 경쟁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가 필요하다. 마을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을의 특수한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어촌과 도시를 결연해 왕래할 수 있는 발전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영진=마을만들기는 주민 의지와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제주도는 마을만들기는 뉴제주 핵심 실천사업으로 추진중이다. 따라서 주민의식 선진화을 위한 발상의 전환과 인근 지역까지도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마을만들기가 행정으로부터 돈을 받는 사업으로 인식하면 실패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강시영·이정민기자
[건입동편-1]제주의 관문 건입 마을도 시동
▲특별자치마을만들기팀과 주민들이 현대아파트에서 건입동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특별자치마을만들기팀은 신흥2리를 잠시 뒤로 하고 제주시 건입동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건입동이 어떤 곳인가. 제주시민의 휴식터인 산지천과 사라봉을 끼고 있으며 제주문화, 정치, 무역의 중심무대였다. 이루 헤아일 수 없을 만큼 숱한 문화·역사 유적이 이곳에 집적돼 있어 제주의 역사는 건입동을 빼고는 존재할 수 없다.
기근에 시달리던 백성을 구휼했던 만덕할망의 객주터가 바로 이곳에 자리잡고 있고 일제하의 항일단체 '산지용진회'의 무대도 건입마을이었다. 마을만들기팀이 건입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서 무겁고 두렵기조차 하다.
건입 주민들과의 만남은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 첫 만남이 3월 23일 한라일보 회의실에서 있었다. 간담회에는 김봉오 주민자치위원장과 문창영 부위원장, 오성화 위원, 정해순 부녀회장, 이호종 사라봉자치마을회장, 그리고 윤성홍 건입동장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강문규 팀장이 이끌었다.
김봉오 위원장과 주민들은 마을의 청사진을 얘기했다. 이미 22일부터 주민자치위원회의 분과장 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분임토의가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사라봉 개발계획과 옛 오일장터의 리모델링, 금산물물공원, 산지천~탑동 차없는 문화거리 카페촌, 자투리 땅 찾기, 상가 활성화 방안을 찾기에 골몰했다. 건입마을의 자원이 무궁무진해 '선택과 집중'이 우선 고민이다.
강문규 팀장은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며 이는 곧 공동체의 회복"이라며 "마을만들기를 함께 고민하면서 실천 가능한 것 부터 소박하게 진행시켜 나가자"고 했다.
자치위원들은 "주민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아름답고 쾌적하고 살기좋은 건입마을을 만들어 나가는데 아낌없는 조언을 당부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마을만들기팀과 주민들은 산지천 등을 둘러봤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