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삶의 체취와 역사문화가 살아숨쉬는 마을에서 유·무형의 다양한 자원들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성산일출봉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의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삶의 체취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마을이다. 마을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으며, 미래의 변화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마을은 오늘날의 도시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특히 세계유산지구에 속한 마을은 제주자연과 함께 제주인의 삶의 체취와 역사문화가 살아숨쉬는 공간이다. 제주 역사문화의 축소판이라 해도 좋을 만큼 유·무형의 다양한 자원들이 있다.
유산지구 7개 마을, 즉 김녕·덕천·선흘1·선흘2·성산·월정·행원리는 저마다의 가치와 장점, 독특한 민속문화를 지니고 있다. 신당문화, 해녀문화, 돌담문화 등은 아직도 주민들의 삶 속에 살아있으며, 그 자체가 훌륭한 문화자원 이기도 하다. 4·3 및 근대문화유산 등은 제주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지질·생태자원을 통해서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화산섬 제주의 형성과정을 엿볼 수 있다.
최근 걷기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유산지구는 트레킹 명품코스이자, 제주의 자연과 역사문화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체험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즉 에코투어리즘과 다크투어리즘이 결합된 생태·역사·문화자원으로써 발전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무형의 가치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아무리 훌륭한 자원도 드러내고 활용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유산지구 마을 주민들은 제주세계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치가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산마을로서의 체감정도가 그리 만족스런 편이 아니다. 이는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세계유산마을의 신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마을발전의 활력으로 삼아나가기 위한 작업이 절실한 시점이다. 마을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발전계획을 세우는 등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마을 자체의 노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협조와 지원도 뒤따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통해 세계자연유산과 유산마을의 공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