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천국 '제주'명성되찾기 다시 시작이다](7)

[철새들의 천국 '제주'명성되찾기 다시 시작이다](7)
2부 국내 철새도래지를 가다-(1)환경수도의 상징물 '주남 저수지'와 '우포늪'
'환경수도' 견인할 람사총회 기대
  • 입력 : 2007. 06.21(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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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가 람사총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원시늪인 우포늪과 세계적 철새 도래지 주남저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우포늪(①, ②)과 주남저수지 전경.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경상남도는 내년에 개최되는 '2008 람사총회'를 환경 선진국으로 도약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10월28일부터 11월4일까지 열리는 람사총회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 1백65개국 정부대표와 관련 국제기구, NGO 등 2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경남도가 람사총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바로 람사등록 습지로 약 1억4천만년전에 생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원시늪인 우포늪을 비롯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남저수지는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에 있고 대개 주남, 동판, 산남저수지를 통틀어 말한다. 총면적이 1백80만평쯤 되는 세 저수지는 오래 전에 낙동강이 범람해 이뤄진 자연 습지로 물길이 서로 이어져 있으며 거리도 가까워 하나의 자연생태계를 이룬다. 한때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던 을숙도에 낙동강 하구언댐이 건설돼 강물의 오염이 점차 심각해지자, 을숙도에서 겨울을 나던 철새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30km쯤 떨어진 주남저수지로 날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해마다 10월중순이면 겨울철새가 시베리아와 중국 대륙에서 어김없이 찾아와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난다.

 해마다 많은 철새가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는 광활한 면적에 풍부한 먹이와 따뜻한 기후 등 월동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도 저수지 수면이 쉽게 얼지 않아 월동하는 새에게는 최적의 보금자리다.

 저수지 가운데 우거진 갈대숲과 저수지 서남쪽의 병풍같은 산자락은 안전한 휴식처여서 겨울에도 아늑하게 지낼 수 있다. 대표적인 겨울철새로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고니,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개리, 검독수리, 황조롱이 등을 비롯하여 가창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 1백여종이 넘는다. 겨울철새 이외에도 중대백로, 쇠백로, 황로 등 백로류, 흑꼬리도요, 물수리, 동박새, 딱새, 소쩍새 등도 관찰할 수 있다. 평일에는 말할 것도 없고 주말이 되면 새를 보거나 저수지 둑 위를 거닐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많다.

 그리고 주남저수지의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태학습관이 주남저수지 인근에 건립됐다. 이곳은 지역주민들의 체험장과 쉼터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철새해설가 양성 교육도 마련돼 지역주민들을 철새해설가로 키워내고 있다.

 그리고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철새와 관련한 탐조책자와 우편엽서도 주남저수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창원시에서 지역주민들을 새들이 오는 겨울철에 한시적으로 안내원으로 이용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철새로 인해 농한기에 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되어 새 보호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취재팀이 찾은 날에도 지역주민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주민 김복자씨(41·창원시 동읍)는 "지역에 살면서도 주남저수지의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강좌 참여 이후 철새보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음을 내비쳤다.

 취재팀은 이어 우포늪을 찾았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는 70만평.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물풀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원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발이란 미명아래 국내 많은 늪은 사라지고 이제 늪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은 국내 한 곳. 바로 우포늪뿐이다. 더욱이 우포늪은 이동하는 새들에게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철새들의 주요 이동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호주 경로상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우포는 봄과 가을에 남쪽과 북쪽을 이동하는 새들에게 중간에 쉬어가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이들은 먼 거리를 비행 하고, 또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우포는 이러한 새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휴식처를 제공하여 철새들이 이동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인상깊은 것은 우포늪 주변에 있는 환경단체들. '푸른우포사람들' '우포늪 지킴이' '창녕환경운동연합' '우포 생태학습원' 등 다양한 단체가 우포늪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현숙기자 hslee@hallailbo.co.kr

[현장에서 만난 사람/김태좌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운영담당]

"철새 보호 마인드 변화가 중요"


 "철새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합니다."

 2004년 7월 문을 연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운영을 맡고 있는 김태좌씨는 "대규모 철새 조망센터를 짓는 것보다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철새를 지킬 수 있도록 마인드를 바꾸게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이를 위해 기획한 것이 지역주민 대상 철새가이드 교육. 주민들에게 철새도래지로서의 주남저수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일정 프로그램 수료후에는 이들을 겨울철새 축제와 람사축제때 해설가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씨는 "창원 주남저수지를 가운데 두고 한시간권 거리에는 1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있다"며 "이것이 주남저수지의 경쟁력이며 앞으로 주5일근무제 전면실시와 함께 창원을 명실상부한 '환경수도'로 자리잡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총회가 열리고 나면 세계적인 환경도시 이미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숙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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