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천국 '제주'명성되찾기 다시 시작이다](11)

[철새들의 천국 '제주'명성되찾기 다시 시작이다](11)
3부 위기의 제주 철새도래지-2)제주최대 철새들의 보금자리 '성산포'
겨울철 수많은 '진객'이 찾는 정거장
  • 입력 : 2007. 08.02(목) 00:00
  • /이현숙기자 hslee@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성산일출봉과 인접해 있는 해안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먹이를 찾거나 쉬었다 가는 곳이다. 몇해전부터 제주의 최대 철새도래지가 구좌읍 하도리에서 성산포로 점차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성산포가 새들에게는 피난처와 휴식처로 적합한데다 갈대숲으로 숨어 지낼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고 주변의 습지에는 많은 먹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과 '성산일출봉'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성산일출봉은 이제 세계적으로 지켜내야할 유산이라는 칭호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산포지역에 대규모 해양리조트가 건설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새들의 안전한 휴식처의 역할을 하는 갈대밭에 대한 매립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새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성산포지역이 최근 제주 최대 철새도래지로 인정받으면서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함께 철새 보호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위로부터 날아오르는 겨울 진객 '저어새', 일출봉과 어울린 철새도래지 전경,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민물도요·혹부리오리 등 겨울철새들, 성산포 철새도래지 항공촬영 모습.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 성산포에 어떤 새들이 찾아오나

이곳에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매해 월동을 한다.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매, 황조롱이, 새매 등과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물인 물수리, 말똥가리, 항라머리검독수리 등 맹금류와 알락오리, 홍머리오리, 고방오리 등 오리류,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아비류, 백로류 등이 관찰되고 있다.

성산포 양어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갈대와 어우러져 새들이 평화롭게 지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해마다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전세계적으로 1천6백여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조류. 우리나라 서해안 무인도와 비무장지대 등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섬에서 전세계 번식개체군의 대부분 번식을 하고 제주를 비롯해 대만·일본·홍콩 등지에서 월동을 한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유일의 저어새 월동지면서 전세계 월동지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 곳으로 매해 20여마리가 월동을 한다.

우리들이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저어새들은 점점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고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

# 철새 먹이·휴식처 마련도 중요

아직까지는 저어새들이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에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성산포는 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고 고성천에서 담수와 토사가 유입된다. 바닷물과 담수의 흐름은 좁은 배수구로 연결된 제방에 의해 단절되어 있어 성산포만이 갖는 독특한 갯벌 즉, 제방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모래갯벌이 다른 한쪽은 진흙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바닷물이 유입되는 제방 북쪽 모래갯벌에는 어류가 서식하기에 적합하고 제방의 남쪽은 파래가 넓게 분포하고 있어 새우류 등이 많이 서식한다. 이들 어류와 새우류 등은 저어새의 주요 먹이원이 된다.

월동지로 갖추어야 할 조건 중 먹이만큼이나 중요한 점은 겨울의 추위를 피하거나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은신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냐하는 문제이다. 특히 사람들로부터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은 새들이 월동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성산포 양어장과 하도리 저수지는 주변에 넓은 갈대밭이 형성되어 있어 추위를 피하거나 사람이나 고양이 등의 공격으로 인해 위협을 느꼈을 때 몸을 숨길 수 있는 피난처가 많이 존재한다.

주변에는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어 겨울철에는 사람들의 출입이 적어 저어새들이 사람들로 인한 방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성산포와 하도리는 서로 인접해 있어 이들 지역 자체가 서로 피난처나 은신처 역할을 한다. 성산포지역이 위험하다 싶으면 일시적으로 하도리 지역으로 피신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이런 월동조건들은 단지 저어새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철새들도 이런 이유로 인해 성산포와 하도리를 찾는 것이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성산포는 현재 하수종말처리장 및 처리장 내에 체육시설과 놀이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출입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관광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4차선 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그리고 해양관광단지가 조성될 전망이어서 개발로 인한 훼손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곳은 인가와 떨어져 있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밀렵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고 방치된 개나 고양이에 의해 월동이 방해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공된 하수종말처리장에는 체육시설과 놀이시설이 마련돼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는 어찌보면 새들을 쫓아내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바꿔생각하면 사람들이 새들과 친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새들이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방해받지 않도록 방폐막을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는 한편 사람들이 새들을 지켜볼 수 있는 시설과 새들에 대한 해설판 등 생태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7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