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34)한라생태숲 한태완 연구사

[이 사람이 사는 법](34)한라생태숲 한태완 연구사
버려진 황무지에 생태숲 입히다
  • 입력 : 2009. 09.19(토)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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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다시피한 황무지를 생태숲으로 되살린 주역중 한명인 한태완 연구사가 양묘하우스에서 키우고 있는 목련 묘목을 세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2005년부터 종자 채집 등 식생복원 주도
"5년 정도 지나면 울창한 숲으로 바뀔 것"


숲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자연 치유능력을 갖고 있다. 숲속을 걷는 것 자체가 건강요법이다. 그만큼 숲은 우리 몸에 건강성을 회복시켜 준다.

한라산 자락 5·16도로변에 또 하나의 명품 숲 '한라생태숲'이 탄생했다. 개원한지 하루만인 지난 16일 오전 이곳에는 중년의 부부들이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생태숲을 둘러보고 있었다. 공사에 들어간지 10년만에 문을 열었지만 아직 숲의 전형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원래 이 곳은 자연림 상태의 숲이었다. 그러다가 우마를 키우기 위해 초지로 바꿔 이용하다가 황무지로 방치돼온 공간이다. 이 공간을 숲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한라생태숲이다.

한라생태숲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녹아 있다. 이곳에서 양묘를 전담하는 한태완(43) 연구사도 주역중 한명이다. 이곳에 심은 나무들은 대부분 한 연구사의 손을 거쳐갔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연구사가 이곳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99년부터 한라수목원에서 식물조직배양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한라구절초, 한란 등 제주의 자생식물을 증식하면서 경험을 축적해 왔다.

그가 이곳에 부임할 때만 해도 생태숲에 식생복원사업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당시만 해도 생태숲에 심을 수목자원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비용 부담 등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던 때 였어요. 자체 양묘하우스와 포지 정비가 시급했죠. 매년 생태숲내 자생식물 40여종의 종자를 채집해 파종한 결과 발아된 어린 묘목을 옮겨심고 관리해 식생 복원용 수목을 자체 생산하는 기틀을 마련한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초화류도 자체 공급이 가능해져 예산 절감효과를 얻게 됐습니다." 한 연구사는 이 때 구축한 양묘하우스(330㎡)와 양묘포지(1만1000㎡)에서 모든 4만여 그루를 증식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구상나무, 굴거리, 목련, 사람주나무, 산수국, 때죽나무, 동백, 비자나무 등을 증식중이다.

숲이 우거지고 원래의 숲으로 복원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생물상 모니터링도 그의 몫이다. 그는 매년 8회에 걸쳐 모니터링을 해왔으며 그 결과 매년 생물상 등 종 다양성 지수가 증가하고 숲이 복원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연구사는 생태숲 내에 유전자보존원 조성사업을 주도해 조직배양실 신축공사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곳에서는 앞으로 천연기념물 등 제주희귀·특산식물의 대량증식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열정을 여기에 쏟아부을 작정이다.

"생태숲이 문을 열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제대로된 숲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일반직 3명만으로 생태숲을 운영하고 있고 조직배양실에는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내년에 산림청에서 지원할 코디네이터에 기대하고 있죠. 한라생태숲이 도민과 탐방객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명품숲이 되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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