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제주대 기초교육원 '내홍'

[현장속으로]제주대 기초교육원 '내홍'
교양교육 통합 놓고 갈등 양상
  • 입력 : 2010. 08.30(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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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가 내년 2011학년도부터 기초·교양교육에 대한 전담기구인 '기초교육원'을 설치해 기존의 교수학습지원센터 기능을 흡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학내에 의견이 분분, 내홍이 일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2006년 전담기구 백지화·내년부터 가동
본부 "교양과정 내실을 위한 획기적 전략"
학과 "권한 침해… 교양교육 약화 불보듯"

"기초·교양교육의 문제점을 학교 전체의 큰 틀 속에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획기적인 발전전략이다. 의견을 수렴하고 내용을 보완해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다."(대학본부)

"교양교육 운영에서 관련 학과가 배제될 우려가 크다. 교양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양교육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 재고해야 한다."(학과)

제주대학교가 내년 2011학년도부터 기초·교양교육에 대한 전담기구인 '기초교육원'을 설치해 기존의 교수학습지원센터 기능을 흡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본보 8월 24일자 5면)하는 것과 관련해 학내에 논란이 분분, 내홍을 겪고 있다.

▶기초교육원은 무엇인가=현재 학과와 단과대학 중심의 교양교육 교과목의 편성과 운영 등을 대학이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교양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은 물론 평가시스템까지 도입해 교양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안이다.

제주대의 기초·교양교육과정 운영시스템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안이다. 대학측은 그동안 TF팀을 통해 기초교육원 설립계획(안)과 이에따른 규정제정(안)을 마련, 학내의 의견을 듣고 있다.

대학 고위 관계자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 기초교육을 강화해 폭넓은 지식을 습득토록 하고 전공교육의 튼튼한 기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통합 기초교육원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기초교육원 산하에 교육원의 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운영위원회(위원장 기초교육원장)와, 하부조직으로는 교양교육부와 교수학습지원부 등을 두도록 하고 있다.

대학의 교양교육 전담기구인 기초교육원은 현재 경북대와 서울대 부산대 등 일부 국립대학이 설치·운영중이며 전남대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왜 논란인가=이 방안은 지난 2006년도에 추진될 당시 대학의 기초교양교육이 각 단과대학별로 영역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단과대학별 특성이 없어지고 기초교육이 하향화될 우려에 대한 논란과 반발로, 결국 이 구상은 부결됐다.

대학본부측이 또다시 내년부터 기초교육원 설립·운영을 위해 학과·단과대학별로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양교육 운영에서 관련 학과가 배제될 우려가 크고, 교양교육의 질 저하와 기초학문분야의 고사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양교육과정의 개발과 편성, 운영, 학사관리는 전적으로 학과의 고유 교육권한이며 이를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게 요지다.

중앙통제식으로 교과과정이 개편될 가능성도 우려한다. 심지어 지금까지 대학본부가 교양교육 교과과정 개발 등에 있어 해당학과와 협의하거나 지원한 사례가 전혀 없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기초교육원 설립이 '설관위인식'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교수학습지원센터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행정편의만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관련 대학측은 학내 의견수렴과 보완 과정을 거쳐 9월말이나 늦어도 10월까지 계획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기초교육원은 시대의 변화와 수요에 탄력적으로 부응하는 교양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학내에서도 공감하는 여론이 높다"며 "구성원과 학교, 교육의 수요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방안을 도출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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