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질병 50선](25)음성후두질환

[제주의 질병 50선](25)음성후두질환
성대점막 손상으로 쉰 목소리… 수일간 발성 곤란도
  • 입력 : 2011. 06.23(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결절·폴립·낭종 등으로 분류
여성흡연자는 라인케씨 부종
올바른 발성은 예방에 도움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사람들과 상담을 많이 하던 32세 A씨는 약 한달 전부터 지속되는 쉰 목소리와 대화시 한 호흡으로 말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숨이 차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직장에 다닌 후로 목소리를 많이 사용한 후에는 목소리의 변화가 있었으며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일을 쉬어도 목소리는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후두경 검사에서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작은 군살처럼 보이는 병변이 양측 성대에서 관찰됐다. 환자는 3개월간의 음성 안정에도 호전이 없어 전신마취로 후두미세수술을 시행 받은 후 예전의 목소리를 되찾고 직업에 복귀했다.



▶음성후두질환=평소 직장에서 혹은 집안에서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가수, 교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발성을 하는 동안 성대 점막에 지속적인 손상을 받는다. 손상된 점막이 정상적으로 치유되지 못하고 딱딱한 조직으로 변하거나 손상으로 발생한 출혈이 흡수되지 못할 경우에는 음성질환이 발생해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

음성후두질환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흔한 것으로 성대결절, 성대폴립, 성대낭종이 있다. 그리고 여성 흡연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높은 라인케씨 부종도 비교적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음성후두질환의 증상=성대결절은 음성 남용이나 감기가 걸린 후 자주 재발하는 쉰 목소리이다. 일반적인 대화를 할 때보다 노래를 할 때 더 민감하게 느껴지고, 고음에서 부드럽지 못한 소리가 나거나 이중적인 음성이 나타난다. 성대폴립은 점막 손상에 의한 급성 출혈로 인해 쉰 목소리가 갑자기 발생하며 발병 직 후 며칠 동안 발성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성대낭종의 경우도 성대결절 환자와 같이 음성을 과도하게 사용한 과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쉰 목소리를 주로 호소하게 된다. 라인케씨 부종은 쉰 목소리가 주 증상이면서 목소리가 보다 낮은 톤으로 변화하게 된다. 병변이 매우 커지게 되면 성대를 막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음성후두질환에서는 공통적으로 성대의 불완전한 폐쇄에 의해 폐의 공기가 정상에 비해 성대간의 틈을 통해 보다 빨리 배출돼 한 호흡으로 발성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발성을 하는데 있어 목 부위 근육에 긴장을 많이 하게 돼 목 전체에 불편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음성후두질환의 치료=음성후두질환의 치료는 크게 올바른 음성 습관의 형성 및 음성 치료, 그리고 수술적 치료가 있다.

음성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방법으로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올바른 음성 습관은 질병 발생의 예방은 물론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고함을 지르지 않거나 속삭이지 말고, 이뇨 작용이 있는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을 피하는 등 올바른 음성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와 함께 음성후두질환의 치료에 기본이 되는 것은 음성치료이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음성 치료는 발성시 복식 호흡을 사용하는 것과 근육 이완 법이 있다. 발성을 위해 호흡을 할 때 흡기시 복부를 팽창시키고 호기시나 발성시에는 복부를 들어가게 하는 것으로 가슴과 배에 손을 각각 위치시키고 가슴이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복부의 운동만으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근육 이완법은 하품이나 한 숨을 쉬는 자세를 반복하면서 느껴지는 목 부위 긴장이 감소되는 느낌을 발성 시에도 응용하는 것으로 발성하기 전 반복해서 의식적으로 하품이나 한 숨을 쉬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음성 습관을 올바르게 교정한 후에도 질환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으로 성대의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만 1시간 이내로 짧은 수술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큰 부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전날 입원해 다음 날 수술을 마친 후 수술 당일 저녁에 퇴원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후 관리이다. 적어도 5일에서 3주간은 엄격한 음성 안정이 필요하며 거의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금연, 금주 해야 한다.

[Q&S]

1. 성대 결절이나 성대 폴립이 암이 되는 것은 아닌가?=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쉰 목소리가 발생하게 되면 후두에 큰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외래 진료시 후두경 검사를 통해 성대에 혹이 발생해 있는 사진을 환자들에게 보여주면 혹시 암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성대 결절이나 폴립 등의 양성 점막 질환은 방치해 두었을 때 암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결절이나 폴립과는 관계없이 후두에 암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흡연자에 있어서는 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2. 음성후두질환은 꼭 수술을 받아야 하나?=성대 결절이나 폴립 등의 양성 후두질환은 육체적인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후두미세수술은 쉰 목소리를 빠른 시일 내에 호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술만 시행 받는 것으로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술적으로 성대 결절이나 폴립을 제거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1주일간은 절대적으로 음성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그 후 대략 2주 동안도 목소리를 거의 사용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는 수술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안정이 필요하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의 결정은 각 환자의 사회적인 활동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3. 수술 후 재발되지는 않나?=음성후두질환은 과도한 음성 사용이나 흡연, 음주 등의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원인이 될 수 있는 습관들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수술 후에도 다시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는 잘못된 음성 습관이나 식생활 개선을 우선적으로 교정하도록 환자들을 교육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됐 경우에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전문의 의견/ 임길채(이비인후과)]"음성 건강은 습관이 좌우"

인간관계에서 첫 인상은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잘생긴 외모와 예절도 중요하지만 목소리도 그 사람의 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관계와 대화가 중요해서 좋은 목소리가 필요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게 돼 음성후두질환이 발생, 쉰 목소리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쉬게 되면 목에 보다 많은 힘을 주면서 발성을 하게 돼 본인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고 결국은 자신의 일을 쉬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직업적으로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와 더불어 집안에서 아이에게 큰 목소리를 많이 내는 여성들이나 소리를 지르면서 친구들과 교제하는 어린아이들도 음성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음성후두질환은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음성 습관이 필수적이다. 큰 소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확성기를 사용하고, 오랫동안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음성을 과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휴식을 통해 성대에 지속적인 손상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하며, 물을 조금씩 삼켜 후두가 건조해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소리의 과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음성 변화가 발생했을 때는 당분간 말을 삼가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쉰 목소리를 극복하기 위해 목 근육에 힘을 줘 발성하는 것은 쉰 목소리를 극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대의 과도한 접촉을 야기함으로써 음성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쉰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일부러 힘을 줘서 얘기하지 말고 목과 어깨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편안하게 발성을 하는 것이 좋다. 흡연이나 음주도 음성의 질을 장기적으로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오랜 시간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후 제거된 성대 점막은 온전히 회복되지 않으며 상처를 남기게 된다. 남겨진 상처 부위는 정상적인 점막 진동이 소실돼 쉰 목소리는 많이 호전되지만 예전의 깨끗한 음성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수술적 치료에 앞서 올바른 음성 습관을 갖도록 하며, 음성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어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수술 후 일정시간 동안의 성대 안정 및 음성위생 유지가 병행돼야 수술 효과도 좋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음성후두질환은 올바른 음성 사용 습관을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쉰 목소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나 수술적 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음성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임길채 이비인후과>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62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