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학교법인과 공공기관의 신뢰

[편집국 25시]학교법인과 공공기관의 신뢰
  • 입력 : 2011. 08.18(목) 00:00
  • 이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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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대학교 부지와 중문관광단지 매각이 추진되면서 '산남 민심'이 들썩거리고 있다. 시민들은 두개의 사안을 두고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왜 서귀포시민들이 탐라대학교 부지와 중문관광단지 매각에 들고 일어선 것일까?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은 반대 이유로 '산남균형발전'만을 들지 않는다.

탐라대 부지 매각은 동원교육학원이 대학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탐라대 캠퍼스 매각추진은 서귀포시 유일의 대학인 탐라대에 16만 서귀포시민이 보내준 한없는 신뢰와 오랜 숙원을 일방적으로 저버리고 서귀포시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말한다. 삶의 터전이었던 공동목장을 학교유치를 위해 헐값에 내놓았던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에 대한 아픔인 셈이다.

중문관광단지 매각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이 '선진화'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단지 활성화 노력 대신 헐값에 매각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신뢰를 추락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문관광단지가 민간에 매각될 경우 투기장으로 전락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대상이 왜 한국관광공사이고, 또 중문관광단지인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공기관은 '선진화'가 아니라 '서민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내 땅값이 3.3㎡ 당 150만원에서 300만원인데 반해 20만원 안팎에 불과한 중문골프장을 민간에 매각하면 인수기업에 대한 특혜나 정부의 투기조장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중문골프장은 도내 골프장 가운데 몇 안 되는 흑자골프장이고 초기 토지수용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으로 개발됐다. 지금은 중문단지내에 위치하면서 감정가와 자산가치가 상승했다. 현재 중문단지 매각에는 두 개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가격 입찰은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또 다른 문제점은 국가가 국민관광 기반과 국제관광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중문단지를 개발해 놓고 사업이 완성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민간에 매각하면 국민신뢰를 상실한다는 점이다. 국가를 대신해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중문단지 개발을 추진하면서 민간 관광업체 사이 갈등까지 조정하고 있지만 매각되면 조정기능이 사라진다.

시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바로 '교육법인'과 '공공기관' 더 나아가 정부의 '신뢰'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번 깨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신뢰의 법칙'은 개인간에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과 교육법인이 서귀포시민들을 상대로, 제주도민과의 신뢰의 법칙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대상이다. <이현숙 제2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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