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제주인](11)북한이탈주민 우명호씨

[우리도 제주인](11)북한이탈주민 우명호씨
제주 인심에 푹 빠진 관광버스 기사
  • 입력 : 2012. 07.04(수)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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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명호(오른쪽)씨와 그의 든든한 후원자인 김경숙씨가 오누이처럼 다정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사진=김지은기자

힘들 때마다 주변에서 도와줘
5년차 경제·정서적 안정 찾아
탈북자 지원시스템 마련 필요

우명호(45)씨를 만난 곳은 제주시 이도동에 위치한 한 식당. 그가 평소 누나라 부르며 따르는 김경숙(53)씨의 가게다. 그는 김씨를 "북한이탈주민의 든든한 후원자"라고 소개하며 빙긋 웃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우씨는 2008년 제주에 정착했다. 김씨와 인연을 맺은 건 정착 초기 간병인으로 일할 때다. "아내와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에 반했다"는 김씨는 탈북자들이 꾸린 봉사회에 매월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우씨는 "제주는 물가가 높고 인건비가 낮아 경제고를 겪는 탈북자에겐 살기 좋은 곳이 아니"라면서도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먹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와주는 인정이 있어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에겐 김씨처럼 힘들 때마다 손을 내미는 존재가 여럿이다. 정착 초입만 해도 언어·문화적 차이로 고생깨나 했지만 마음을 터놓으니 돕는 사람이 늘었다. 6개월 전 새 일터를 찾은 것도 지인의 도움이 컸다. 일하다 오른손 검지를 다쳐 생계가 끊겼던 그는 관광버스 기사로서 첫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요즘은 제주를 알리는 일에 푹 빠져 있다. 배달일을 하며 제주를 속속들이 훑은지라 처음하는 일이지만 재미가 크다. "제주 인심에 반했다"는 그가 지역의 매력을 전하는 '전도사'가 된 것이다.

탈북자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엔 주저 없이 '관심'을 꼽았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경제·정서적 안정을 찾은 만큼 그 중요성을 크게 느끼는 듯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문화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많지만 탈북자를 돕는 기관은 적습니다. 경제고와 정서적 불안을 겪는 탈북자들에겐 도민들의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마련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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