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 만나는 풍경과 먹거리는 여행의 묘미다. 사진은 통영시 강구안 포구.
여름이다. 학생에겐 방학이, 직장인에겐 휴가가 주어진다. 빠듯한 시간과 가벼운 주머니 때문에 평소엔 고민만 하다가도 이때 만큼은 여행을 계획하는 일로 너 나 할 것 없이 분주하다.
기자도 떠났다. 경상남도 통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통영이야. 가보면 왜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지 알게 된다니까." 평소 지인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얘기. 목적지를 정하게 된 결정적인 한마디였다. 아직까지 어디로 떠날지 결정하지 못했다면 참고하시길.
통영은 부속 섬들이 많아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어디를 가든 바다 위에 유유히 서 있는 수많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박경리, 김춘수, 유치환, 윤이상, 전혁림 등 무수한 예술인을 배출한 고장인 만큼 문학관, 미술관 등도 다양하다.
통영시 한산도 사이의 한려수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다.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바다의 잔잔한 물결과 곳곳에 떠 있는 섬들이 한눈에 보인다. 바다를 껴안은 듯한 통영 시내도 성큼 다가온다. 시인 정지용이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했을 만큼 말보다는 감탄이 앞서는 풍경이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미래사와 미륵산 정상까지 단 시간에 가볼 수 있다. 총 길이 1975m인 케이블카는 왕복 20분 정도 운행한다.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니 성수기엔 10~20분 대기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사진 왼쪽부터 거제시 해금강 사자바위, 충무김밥.
케이블카와 멀지 않은 곳에는 박경리기념관, 전혁림미술관, 통영수산과학관, 이순신공원, 세병관, 동피랑마을 등이 있다.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시티투어 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게 '맛'을 찾는 일이다. 통영은 굴, 멍게 등 각종 해산물과 충무김밥, 꿀빵 등으로 유명하다. 강구안 포구 근처에 위치한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전통시장에 가면 지역의 유명한 맛집을 만날 수 있다. 두 집 걸러 한 집일 정도로 많은 꿀빵, 충무김밥 가게 중에서도 '원조'라는 집은 그 맛을 보려고 줄을 서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2박3일, 한 곳만 찬찬히 둘러보기에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욕심을 부려봤다. 통영과 가까운 거제까지 둘러보기로. 통영과 거제는 거제대교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렌터카를 빌린다면 쉽게 이동 가능하다. 섬 자체가 유럽식 정원인 외도 해상공원, 국내 명승 2호인 해금강, 모래 대신 동그란 자갈이 깔린 학몽돌해변,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어촌체험관광 등이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다.
직장인 김나리(27)씨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여행을 다니며 일상의 활력을 얻게 된다"며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새롭게 배우는 무언가가 있어 여행을 갈 때마다 매번 설렌다"고 말했다.
문의 경상남도 통영시
http://utour.go.kr·거제시
http://tour.geoje.go.kr/index.sko 김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