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지내던 형제자매와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는 회포를 풀 시간이 왔다.
추석이다. 먹거리와 볼거리, 놀거리가 넘쳐나 아이들은 즐겁기만 하지만 차례상을 준비하고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엄마인 여성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몸이 고된 날이기도 하다.
집안마다 웃음꽃이 피어나지만 누군가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터라 탈출구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즐기고 싶어진다.
볼거리가 풍성하고 청정자연을 벗삼으며 즐거움을 만끽할 만한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제주민속촌-옛 제주 시간여행
▶제주민속촌=제주의 옛문화와 역사를 원형 그대로 생생하게 되살려 놓은 제주에서도 가장 제주다운 공간이다.
100여채에 달하는 전통가옥은 실제로 제주도민들이 생활하던 집과 돌, 기둥 등을 그대로 옮겨와 완벽하게 복원해 놨다. 목공예와 서예, 대장간 등 전통민속공예 장인들이 직접 옛 솜씨를 재현함으로써 교육장소로서도 모자람이 없는 곳 중 하나다.
추석을 맞아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제주민속촌
옛 선인들의 놀이기구인 연과 제기, 딱지를 온가족이 함께 옛방식으로 만들어보는 체험을 무료로 즐길수 있으며 제주민속촌 전통 공연팀인 '노리안마로'의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 관람과 단원들과 함께하는 줄타기, 버나돌리기, 민속타악연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윷놀이와 전통그네타기, 지게발 걷기, 투호놀이, 팽이치기, 고무줄 놀이 등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추석연휴기간 한복을 입고 민속촌을 찾으면 입장료의 반값으로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수 있다. 문의 787-4501.
더마파크-고구려 영웅 이야기
▶더마파크=고구려의 영웅 이야기가 말의 고장 제주에서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마상무예 공연을 통해 재연되고 있다.
화제작은 '천년의 제국, 아! 고구려'다. 이 작품은 BC 108년 한반도 최초의 민족국가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쿵쿵 울려대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창검에 맞아 쓰러지고 말과 함께 추락하는 모습, 그리고 나란히 달리는 말들 위에서 2명이 자리를 번갈아 타거나 힘차게 달리는 말 위에서 과녁에 화살을 쏘는 장면이 긴박하게 펼쳐질 때는 5186㎡ 규모의 공연장이 좁게만 느껴진다.
▲더마파크의 마상무예
공연은 전체 4막으로 구성됐으며 매일 3회(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상설 공연되고 있다.
출연진은 몽골 현지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50여명의 최정예 기마공연 단원이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각종 기예와 액션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칼과 창, 활 무예를 비롯해 마상무예 시연까지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들은 2008년 11월 더마파크 개장과 함께 '칭기즈칸의 검은 깃발'을 총 4328회 공연해 1325만명 동원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더마파크는 상설 야외공연장과 함께 국제적인 수준의 승마클럽을 갖추고 있다. 관광객들을 위한 승마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문의 795-8080.
별빛누리공원-별과 달이 듬뿍
▶별빛누리공원=평소엔 밤하늘을 잘 보지 않더라도 추석을 맞아서는 의식적으로 밤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달빛이 생각외로 밝음에 깜짝놀라게 된다.
달과 별빛을 보다 자세하게 보고 싶다면 '제주별빛누리공원'이 그만이다. 전망대에서 바라 보이는 제주시 야경도 볼거리다.
공원내 가장 인기있는 코스인 4D 입체영상관은 실제 우주공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움직임과 효과장치로 인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 할 것 없이 스릴을 느끼며 흥분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둥그런 천장 위가 스크린으로 되어 있는 천체투영실은 웅장한 우주공간에 있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야간엔 맑은날 밤하늘에 떠 있는 계절별자리를 설명해주는 영상이 상영된다.
▲별빛누리공원 전시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천체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인 관측실은 공원의 백미다. 공원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는 천체망원경이 7대 마련되어 있어 달을 보다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추석엔 구름사이로 달을 보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망원경을 통하지 않아도 공원내 태양계광장과 전망대에서는 외부 빛이 적어 시골처럼 별빛과 보름달을 환하게 볼수 있다. 이번 추석연휴기간에도 밤 11시까지 정상운영된다. 문의 728-8900.
사려니숲길-신성한 치유의 숲
▶사려니숲길=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림이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6㎞의 숲길이다. '제주 숨은 비경' 중 하나로 훼손되지 않은 청정 숲길로 유명해 특히 트래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 인기가 높다.
치유와 명상의 숲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사려니숲길'은 누구나 찾고 싶은 명품숲길로 거듭나고 있다.
'신성한 숲'이라는 의미의 사려니숲은 최근엔 치유의 공간을 넘어 소통(疏通)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다른 이와는 물론 자신과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다.
사려니숲은 힐링장소로도 부족함이 없다. 숲길을 걷는 동안 행복해지면서 스트레스가 싹 없어진다. 아이들과 부모가 나란히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은 사려니숲길의 배려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