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함께뛰자! 희망제주!]잃어버린 해송림, 제주숲을 살리자-(1)프롤로그

[신년특집/함께뛰자! 희망제주!]잃어버린 해송림, 제주숲을 살리자-(1)프롤로그
해송림 시들시들… 청정숲 복원 나설 때
  • 입력 : 2014. 01.0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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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사)한국산림기술사협회가 공동으로 정밀 실태조사결과 소나무재선충병 등으로 고사 피해를 받고 있는 해송림은 6854ha로 전체 해송림(단순림+혼효림) 면적의 28.3%에 이른다. 사진은 지난해말 고사목 제거 이후 황량한 모습의 제주지역 한 야산. 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해송림(단순림+혼효림) 제주산림의 27%로 독보적 가치
해송 단일수종 면적기준 42% 피해… 극심지역 1769ha
재선충 확산·천이·태풍·폭염 등 기후변화로 피해 광범위

2004년 제주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된 소나무재선충병은 10년만인 2013년 가장 극성을 부렸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휩쓸고간 제주의 산야는 벌겋게 물들어 죽어가는 소나무들로 가득했다. 2013년 언론사가 선정한 제주 10대 뉴스에는 한결같이 재선충병으로 죽어가는 해송림으로 장식됐다.

내륙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 50여개 시·군·구에서 발생했으며, 포항·거제·김해·밀양·경주 등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제주를 포함 전국 9개 지역이 소나무재선충병 극심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눈 앞에서 해송이 시들시들 죽어가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던 도민들의 정신적 충격은 실로 컸다. 고사목 벌목 과정에서는 인명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문화재보호구역은 물론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과 가까운 산록도로 인근까지 확산되는 등 한라산의 우량 적송지대까지 위협하고 있다.

▶제주의 산림=제주도의 산림면적은 총 8만8874ha로 해송, 소나무, 낙엽활엽수, 상록활엽수,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해송은 해안가에서부터 해발 1000m까지 제주 전역에 분포한다. 해송은 단순림 형태로 분포하거나 다른 수종과 혼생하는 혼효림 형태로 분포한다. 단순·혼효림을 합한 제주의 해송림은 2만4258ha로 27.3%를 차지한다. 단일 수종으로는 가장 넓은 면적이다.

단순림은 평지권역 7155ha, 중산간권역 6792ha, 산악권역 2337ha 등 1만6284ha, 혼효림은 평지 2268ha, 중산간 2909ha, 산악 2797ha 등 7974ha에 분포한다. 표고별로는 해발고가 낮은 해안가는 단순림 형태가 많고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타수종과 혼효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산림당국은 제주의 해송림을 집계할때 혼효림을 뺀 단순림인 1만6284ha를 인용한다. 이 면적을 기준으로 해도 제주 산림면적의 18%를 차지한다.

▶해송림 피해실태=제주특별자치도가 (사)한국산림기술사협회와 공동으로 정밀 실태조사결과 고사 피해를 받고 있는 해송림은 6854ha로 전체 해송림(단순림+혼효림) 면적의 28.3%에 이른다. 단순림만을 기준으로 하면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표선, 남원, 서귀포시 일부지역을 제외한 제주전역으로 확산됐다.

피해 원인별로는 병충해 피해가 6381ha, 태풍 등으로 인한 염해 피해 110ha, 그리고 두가지가 복합되어 나타난 피해면적이 363ha로 조사됐다. 이 중 피해극심지역이 1769ha에 이른다. 애월(애월·상가리), 회천동, 구좌(김녕리), 조천(조천·북촌리), 대정(일과·영락리) 지역이 특히 피해가 심했다.

▲지난해 제주전역에 퍼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고사한 소나무를 베어낸 뒤 훈증처리한 현장을 항공에서 촬영한 모습. 강경민기자

▶피해 원인=제주 해송림의 피해 원인은 복합적이란 분석이다. 한국산림기술사협회는 대략 네가지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해송림이 천이과정에 있다는 시각이다. 천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식물군집의 변화를 말한다. 제주의 본래 산림형은 상록활엽수림으로 추정된다. 과거 산림을 개간하면서 약 50~60년전부터 연료림과 방풍림 조성을 목적으로 해송을 대면적으로 조림하면서 제주산림형태가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산림기술인협회는 보고서에서 "50년생 이상의 단순림으로 조성돼 있는 해송림에 고사목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생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고사목이 많이 발생한 지역에 상록활엽수가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원래 제주도 산림형인 상록활엽수림으로의 천이과정에 있는 것이란 해석이다. 따라서 제주 해송림에 대한 목표산림형을 침엽수에서 침·활엽 혼효림형으로 시급히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후변화에서도 주된 원인을 찾는다. 소나무재선충 1세대 순환일수가 25도일 때 5일이 걸리며 20일이면 20만 마리로 증식하는데, 올해에는 기온이 높아 증식속도와 피해확산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장기간 가뭄으로 인한 수분결핍도 해송의 고사를 촉진시킨 것이란 해석이다. 염해와 풍해도 해송 고사에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고사한 해송을 제때 제거하지 못해 피해확산 속도를 키우고 고사목 제거후 훈증처리한 효과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해송이 단순림으로 구성돼 있고 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딱따구리 등 천적의 부재도 고사목 확산의 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 해송림 절반이상 다른 수종 전환

도, 재선충 등 집단고사 해송림 종합관리계획 수립
올해부터 제주 자생 특용·경제수종 등으로 대체조림


제주자치도가 올해부터 소나무재선충병 등으로 고사 피해를 입은 해송림을 대상으로 대체조림에 착수한다. 황폐해진 제주산림의 청정성 복원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 50년후 제주의 숲의 미래상인 목표 산림형도 제시됐다. 현재의 해송림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제주도의 경관소재로 활용하되 기존의 해송림 가운데 절반 가량을 단계적으로 활엽수와 편백, 특용수, 경제수종 등으로 전환해 나가는 방안이다. 이 방안이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제주지역 산림경관·자원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청정 제주의 숲 관리와 조림사업에 일대 변혁을 예고한 셈이다.

제주자치도는 우선 해송림이 경관적 가치가 높고 그 자체가 관광자원과 휴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므로 일시에 사라지게 되거나 고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재선충병에 취약하고 생리적으로도 불안정해 앞으로 제주 자생수종이나 기후변화에 적응 가능한 수종으로 전환시킬 것을 검토중이다. 그 기간을 지금부터 향후 50년으로 보고 있다.

이런 형태로 산림 경영이 이행되면 50년 후 제주 해송림은 단순림 2364ha(평지 583ha, 중산간 1781ha), 해송과 타 수종이 혼합된 혼효림 9167ha(평지 6572ha, 중산간 2595ha) 등 1만1531ha 면적에만 해송이 남게된다. 현재 2만4258ha의 절반 이하로 축소되는 것이다. 나머지 1만2727ha는 다른 수종으로 전환한다.

제주자치도는 대체 조림수종으로 해안방재림의 경우 돈나무, 우묵사스레피, 동백나무, 까마귀쪽나무, 평지권역에는 녹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육박나무, 가시나무류,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헛개나무, 유실수, 특용수를 고려중이다. 중산간 권역에는 가시나무류, 편백, 비자나무, 황칠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음나무, 고로쇠나무, 벚나무류, 특용수 등 경제수종으로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을 검토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조림사업은 앞으로 50년간 7800ha에 2340만그루의 나무를 식재하게 된다. 단기적(2014~2018년)으로 문화재지역, 해안방재림, 주요 관광지, 오름지역에 시행하고 중·장기계획으로 해송이 생육하고 있는 제주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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