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은 올해 시내권에선 눈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채 겨울을 흘려보내 버렸다. 봄이 빨라도 너무 빨리 왔다는 말일 게다. 몇 차례 꽃샘추위가 있기는 했지만 오는 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월로 접어들어서는 한낮의 경우 반팔 옷을 입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따뜻함이 계속되고 있다. 따뜻하다는 것, 곧 꽃들이 제철을 만났다는 의미다.
때마침 봄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준비됐다. 제주 유채꽃큰잔치가 그것. 올해 32회째를 맞으며 12~13일 이틀간 유채꽃이 아름다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가시리는 오름의 능선과 대평원, 먼 바다가 어우러지는 중산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드넓은 대지를 품은 채 600년 역사의 목축문화를 산출시킨 마을로서 제주 산마장 중 최대규모를 가진 녹산장이 있던 곳이자 조선 왕실에 진상되던 최고의 말을 길러냈던 갑마장이 있던 곳이다. 특히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10㎞에 이르는 녹산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100길' 중 한곳으로 양쪽에 유채꽃이 장관을 이뤄 봄철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고 있다.
가시리 마을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축제 기간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민 및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첫 날인 12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유채꽃 퀴즈와 음악회, 사진콘테스트 등이 준비됐다. 다음날인 13일엔 쫄븐갑마장길 걷기대회를 비롯해 퀴즈대회, 초청공연 등이 마련된다.
이틀간 다양한 기획전시와 체험프로그램, 장터가 준비됐다.
유채꽃사진전과 시화전이 열리고 유채꽃씨가 무료 제공된다. 또 유채꽃 마차타기, 판화찍기, 유채기름 짜기, 쿠키 만들기가 마련됐으며 연날리기와 염색체험, 승마체험도 행사장을 찾은 이들에게 즐거운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브비누와 클레이비누 만들기도 계획되어 있다. 유채꽃 장터에서는 아름다운 가게가 여는 재활용시장과 가시리 생활예술시장, 허브숍, 유채꽃 식당 및 먹거리가 준비됐다.
행사장인 조랑말체험공원 자체를 즐기는 것도 또다른 재밋거리다.
조랑말박물관은 말과 관련된 유물 및 문화예술작품 1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말 목동인 말테우리의 삶이 녹아있는 제주의 목축문화와 조랑말의 생태, 습성 등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인근 13개 오름 능선을 바라보며 드넓은 초원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따라비승마장도 인기코스다. 공원 곳곳엔 예술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행사 관계자는 "요즘 축제장 주변엔 유채꽃이 너무 이쁘게 피어 있으며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고 말했다. 축제는 오후 5시 종료된다. 문의 070-4145-3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