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 최근 바이오 기술에 주목한다

[한라칼럼] 최근 바이오 기술에 주목한다
  • 입력 : 2015. 11.24(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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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약품이 연이어 신약개발 기술수출을 체결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4개의 글로벌 제약회사와 체결한 로열티 금액이 놀랍게도 7조5000억원이나 됐다.

한미약품이 갖고 있는 핵심기술은 바이오 의약품의 지속시간을 늘려 주는 물질과 활용방법의 개발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하루 1회 투여해야 하는 바이오약물에 한미약품 기술이 접목되면 1개월 1회로 투여횟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여러 가지 약물에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덕분에 회사의 가치는 급격히 상승하였다. 더불어 국내 바이오 제약회사에 크나큰 자신감을 불어 넣고 있다.

나도 한때 국내 제약회사 연구소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었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귀국하여 곧장 연구소 생활을 시작한 바 있으니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나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바라보는 기업 내의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약 개발에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 주어야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기업 임원진 입장에서는 장기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간 기업여건이 많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기업 시스템도 진화하였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임원진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해 주고 참여연구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결과로 부응하여 준 사례를 보여 주었다.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에 큰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

며칠 전에는 제주 테크노파크 종다양성연구소가 까마귀쪽나무 열매 추출물을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개발하여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로부터 인정된 적용 분야는 건강기능식품 관절 뼈 건강 기능성 분야이다. 제주에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받은 것은 해조류 감태에 이어 두 번째다. 앞으로 산업체와 협력하여 까마귀쪽나무 열매를 이용한 골관절염개선 건강기능 식품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발병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제주도 내 연구개발 결과물도 지역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도 내의 과학기술 분야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여건을 잘 활용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가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기술 분야이다. 특히 제주 생물종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천연물 개발 분야는 특화 육성이 가능하다. 제주도 내 아열대 생물자원은 연구 측면에서도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 분야에는 도내에도 많은 연구자가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바이오 연구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될 것이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의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제주도에서의 연구 활동의 가장 큰 공간은 대학과 공공 연구소이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시스템이 연구자의 연구의욕을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좋은 연구 결과에는 격려와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국내 바이오신약에서 희망을 보았듯이 제주 바이오 기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남호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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