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7)한경면 금등리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7)한경면 금등리
양식장 사료찌꺼기·배설물 쌓이며 수중생태계 오염
  • 입력 : 2015. 12.21(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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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다시 찾은 한경면 금등리 원담형 해안 전경. 사진=특별취재팀

태풍 지나도 물속 시야 여전히 혼탁
깊은 바다에 들어가야 해산물 목격
전문가들 "수질기준 새로 조정해야"

탐사대는 지난 10월 16일 넙치육상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제주시 한경면 금등리 원담형 해안을 찾았다.

지난 2012년 8월 탐사 이후 3년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3년전 금등리 원담형 해안은 양식장 침전조로 변해 있었다. 넙치육상양식장에서 자체적인 침전시설과 거름망시설을 통해 배출수의 수질오염 물질을 저감시키고 있으나 배출수와 함께 섞여서 나온 사료찌꺼기와 넙치 배설물들이 먼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년 동안 이곳에 침전되고 있다.

원담을 벗어나 깊은 바다로 들어가자 소라와 청각 등 다양한 해산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탐사대는 지난 3년동안 여러 차례의 태풍이 제주를 관통했기 때문에 이곳도 어느 정도 자정이 됐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수중 생태계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바다속을 떠도는 사료찌꺼기로 인해 시야 전체가 흐릿하고 혼탁했다. 바닷속 암반은 마치 곰팡이가 핀 것 처럼 하얀 꽃해변말미잘류가 가득차 있었다. 손으로 모래바닥을 만지자 검정색 잉크가 종이에 번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물속을 퍼져 나갔다. 수온이 여름보다 내려가서 인지 보통 말청각(15~50㎝)보다 큰 말청각(70~80㎝급)과 1m가 넘는 구멍갈파래는 보이지 않았다. 모란갈 파래, 불레기말, 참그물바탕말, 주름뼈대그물말, 부챗말, 반질불레기말, 참지누아리, 붉은까막살, 부챗살은 흔하게 관찰됐다.

원담형 해안을 빠져나와 깊은 바다로 나가자 소라와 청각 등 해산물을 만날 수 있었다. 유영을 하던 벵에돔무리는 탐사대가 나타나자 재빨리 도망쳤다.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 놀란 문어는 먹물을 쏘고 바위 사이로 몸을 숨겼다.

원담형 해안 바닷속은 인근 넙치육상양식장에서 흘러나온 사료찌꺼기와 넙치배설물이 수년간 쌓이며 혼탁한 상태로, 암반은 곰팡이가 핀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김준택 제주도의회 농수축산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은 "거름망시설을 통해 배출수의 오염물질을 저감시키고는 있지만 배출수 압력이 너무 강하면 효과가 없다"며 "사료를 주는 과정에서 유실된 사료와 대사 활동으로 인한 배설물에 의해 오염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양식장으로 인한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출수 수질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 해야 하고 양식장 주변 바닷속 토양을 분석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지난 2004년 수조식 육상양식장의 배출수 수질기준을 마련했다. 넙치 양식육상양식의 배출수인 경우 평상시는 화학적산소 요구량(COD) 및 생화학적산소요구량 (BOD)이 각 각 2ppm 이하, 부유물질(SS) 3ppm 이하, 사료공급시 COD와 BOD는 각각 5ppm 이하, SS 10ppm 이하이다. 현재 수조식 육상양식시설은 수조면적이 500㎡ 이상인 경우 전체 수조면적의 20% 이상 규모의 침전시설과 여과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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