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고재만 화백의 제주어 만평

[창간27주년]고재만 화백의 제주어 만평
"도민들이 제주어에 흥미 갖는 기회 됐으면…"
  • 입력 : 2016. 04.22(금) 00:00
  • 채해원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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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에 제주어만평 연재를 시작한 고재만 화백이 한라일보 창간 27주년을 기념해 그린 축화 '탄생-하얀돌담'.

제주어가 점차 일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제주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한라일보는 앞으로 매주 한 차례씩 제주어 만평 '고재만의 제주어기림한판'을 연재한다. 고재만 화백은 한국미술협회제주지회 자문위원이자 (사)제주어보전회 회원으로, 32년 간의 교직생활을 끝낸 이후 미술과 제주어를 접목시킨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라일보는 창간 27주년을 맞아 고재만 화백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어 만평의 의미를 짚어봤다.



▶한라일보 창간 27주년 기념으로 축화 '탄생-하얀돌담'을 그려주셔서 감사하다. 축화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궁금하다=하얀 돌담 사이로 신비롭게 핀 극락조화의 모습을 그렸다. 하얀 돌담 사이 주황빛의 신비한 극락조화는 탄생을 의미한다. 신문을 창간했다는 것은 '탄생'이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하얀 돌담은 비어있는 돌담, 언론의 처음을 상징한다. 돌담은 거센 바람을 막는 동시에 바람이 들고나는 장소다. 돌담처럼 언론은 많은 이야기가 들고 나며, 의견이 걸러지는 곳이다. 처음 한라일보가 창간됐을 때는 하얀 돌담처럼 비어 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그 처음, 한라일보의 탄생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한라일보가 언론의 역할을 잘 해낼수록 하얀돌담은 비어있는 곳에서 차있는 공간으로 점차 변화할 것이다.



▶제주어와 미술의 만남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어떻게 미술과 제주어를 접목시킨 작품활동을 계획하게 되셨는지=32년간 미술교사 생활을 마치고 미술에 제주의 것을 녹여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주의 풍경 외에 제주 고유의 것을 찾다보니 제줏말이 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제주어보전회에서 제주어 교육을 받고, 제줏말에 대한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현재는 제주어보전회 제주어교육팀의 일원으로 제주어 교육도 하고있다.

▶약력=▷1945년 제주출생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과 졸업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미술전공) 졸업 ▷現 한국미술협회제주지회 자문위원, 제주미술대상전 초대작가(서양화), (사)제주어보전회 회원, 그린샌드아트 연구회 회장.

제주어교육을 하면서 느끼는 제줏말의 현재는 어떠한가=제줏말을 청소년들만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교육을 하다보면 어른들도 평소엔 표준어를 쓰고 잠깐, 농담으로만 제줏말을 쓸 뿐이라고 느낀다. 쓰이는 제줏말도 한정돼 있다.

제주어보존회에서는 "제줏말은 좔좔 골암서야 는다(제줏말은 계속 말해야 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현재 제주에서는 제줏말을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제주어에 대한 도민들의 흥미와 이해도 부족하다.



▶제주어만평 '고재만의 제주어기림한판'도 그런 안타까움에서 시작하게 된 것인지=제주어를 자주 말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제주어만평을 보고 제줏말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작은 그림이지만 제주어의 모양, 등장인물들의 대화 등을 통해 제주어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싶다.

제주어만평 이름을 '제주어기림한판'으로 한 것도 여러 제줏말을 골라서 크게 한판 벌려놓겠다는 의미다. 7일에 한번 서는 장처럼 도민들이 매주 한번 제주어만평을 보고 도민들끼리 연결되고, 제주어와 도민도 연결됐으면 한다.

▶제주어만평 첫 회가 오늘부터 연재되는데, 첫 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도 설명부탁드린다=첫 회에서는 서사라 하르방이 '제줏말을 말하고 사용하는 마을' 한라일보 위에서 복을 내려주고 있다.

앞으로 서사라 하르방은 제주어만평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해 제줏말을 사용, 다양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쪽 귀퉁이에는 한라일보를 응원하는 '와랑와랑' 문구도 넣었다. '와랑와랑'은 불이 일렁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제줏말이다. 한라일보와 제줏말 모두가 일렁이는 불꽃의 기운처럼 강하고 힘차게 뻗어나가길 바라는 바람을 담았다. 제주어만평이 제주 전역에 제줏말이 불꽃처럼 퍼져나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제주어만평에 대한 바람을 밝혀주시길 바란다=제주어만평이 눈으로 맛보는 제주어 수수께끼가 됐으면 한다. 또 제주어만평이 도민들에게 제줏말을 느끼고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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