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이주열풍 뉴스테이 사업 독인가 약인가

[한라칼럼]이주열풍 뉴스테이 사업 독인가 약인가
  • 입력 : 2016. 05.31(화) 00:00
  • 오태현 기자 oh6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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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의 이주열풍이 가히 폭발적이다. 인생2막을 제주에서 보내려는 분위기로 시작된 이주분위기는 급기야 연예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건강과 힐링이 대세인 요즘, 세계인의 보물섬 제주만큼 청정하고 안성맞춤인 곳은 없을 게다. 순유입 인구 증가가 이를 대변한다. 세종시보다도 인구유입율이 높다. 1/4분기만 4200여명이 늘었고, 올해 1만8000명의 증가가 예상된다.

이처럼 폭발적 유입인구 증가는 순기능도 있지만 몰려드는 관광객과 어우러져 적잖은 우려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부동산의 가수요와 투기수요까지 겹쳐지면서 광풍이 불고 있다. 전국 1위 쓰레기 발생량과 차량지체가 예삿일이 됐고,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다. 도민의 삶이 질은 떨어지고 갈수록 심화될 뿐이다. 제주도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사안들로 전방위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가 우선 손을 댄게 부동산 광풍 잠재우기 차원서 주거복지 안정을 위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1만호 공급계획을 수립했다. 이 사업은 입주자가 의무 임대기간인 최소 8년 동안 상승률이 5% 이하인 임대료를 납부하며 거주하는 제도다. 대신 사업자는 정부로부터 주택도시기금 저리 융자, 택지 할인 공급, 인허가 특례 등의 지원을 받는다. 공공임대와 달리 주택 규모에 규제가 없고 입주 자격에도 제한이 없어 수요자나 사업자나 모두 눈독 들일 당근책이다.

도는 지난해 12월 '제주형 주거복지 종합계획(2016~2025)'을 통해 1단계로 2020년까지 5000호, 2단계로 2025년까지 5000호 공급을 발표했다. 도는 뉴스테이가 중산층과 이주민을 주요 타킷으로 하는 만큼 도내 주거시장 다양화·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사업은 불가피하게 자연녹지내 무분별한 주택건립에 따른 환경훼손 문제와 고도완화를 둘러싼 형평성과 특혜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택지개발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도시외연확장으로 인한 제주시 원도심 공동화 심화 현상이 우려된다. 이같은 우려는 우려에 그치지 않고 서울 등 다른 지역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잘못하면 독이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이 부분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도는 각종 염려의 후속책으로 지난 9일 자연녹지와 비도시 지역에 뉴스테이 사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곧 제주도가 도민이나 전문가 그리고 의회의 우려에 공감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 대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을 택해야 한다. 뉴스테이 사업은 잘만 운영하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만큼 이 골격과 함께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을 함께 하는 길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확한 원칙과 기준을 정해야 한다. 예측불가능한 주택시장의 변화를 용의주도하게 검토하는 것도 필수다. 해발 몇미터 이상과 도심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은 개발이 안된다는 식의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른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제주형 뉴스테이 공급정책 수립이 절실하다. 모든 정책은 판단이 아니라 사실에 관한 문제로 들어가야 한다. 서민들의 가장 큰 꿈은 내집마련이다. 자칫 뉴스테이가 이주민을 위한 정책으로 흘러선 안되는 이유다. 당장 내일이 캄캄한 집없는 서민은 10년 뒤나 20년 뒤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다. 제주도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제반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촉구한다. <오태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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