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들은 대부분 수술 전부터의 적극적인 예방운동은 물론 수술 이후에도 근육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스트레칭, 섬유화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재활운동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림프부종 압박치료(붕대법, 위쪽)와 암환자 운동 프로그램(대흉근 스트레칭 운동).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영구적 장애도 기능적 상태 향상 도움유방암 환자 재활의학 접근 가장 많아수요 급증 속 체계적 프로그램은 미흡
이소영 교수
암 생존율이 향상되고 수명이 연장되면서 암 치료 이후 삶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암환자는 환자가 아닌 암 생존자 또는 암 경험자로, 암 자체의 치료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것에서 벗어나 암 치료 과정 중에 생기는 불편한 문제들과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장기적인 장애를 최대한 줄여 환자의 기능을 보존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관리 방법으로 '암 재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소영 교수의 협조를 통해 '암 재활'에 대해 알아본다.
'암 재활'은 암 환자의 기능 유지와 회복 및 신체적·정신적, 사회경제적 최적 상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포괄적·기능적·다학제적 팀 접근의 방법을 통해 치료하는 재활의학과의 한 분야로 정의할 수 있다.
암환자에서의 재활치료는 암의 진행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암의 치료 즉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이후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미리 예측, 대비할 수 있다. 또 암 치료 후 영구적인 장애가 남은 경우에도 최대한 환자의 기능적 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방암의 경우 암 진단시기부터 치료가 끝나고 난 이후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재활의학적 접근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이다.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암 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 이후에 팔의 사용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앞 가슴이나 어깨 관절의 유착이나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환자는 이러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운동방법을 미리 교육 받고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통증이나 유착 발생 후에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유방암이나 자궁암 등을 수술할 때 각각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의 림프절을 절제하게 되면, 각각의 림프절을 통해 순환하는 조직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단백질이 풍부한 체액이 팔이나 다리에 축적돼 과도한 부종과 염증 및 섬유화로 진행되는 질환인 림프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도 이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며, 림프부종이 이미 발생한 경우라면 빨리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가 좋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에서 피부관리교육, 림프흡수마사지 및 림프부종 상태에 따른 적절한 압력이 처방된 압박붕대 혹은 압박스타킹을 처방 받아 꾸준히 재활치료를 실시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의 5년 상대생존율 2009~2013년 암발생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은 69.4%로,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추정됐다. 남녀별 5년 생존율은 여자(77.7%)가 남자(61.0%)보다 높았는데,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100.1%), 유방암(91.5%)이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암환자의 적절한 운동은 암의 진행 및 암 치료(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와 연관된 피로를 줄이고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피로감은 암환자들 대부분에게서 발생하며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일상적인 생활에 제한을 가져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암환자의 피로 완화 및 활력 증진을 위해 재활의학과에서는 신체 기능평가를 통해 환자 각각의 적절한 운동량을 결정하고,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에서 운동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폐암 또는 머리나 목의 암으로 인해 수술적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역시 목과 어깨의 다양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는 고개를 돌리고 몸을 뒤척이는 것 조차도 고통스러워한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수술 전부터의 적극적인 예방운동, 수술 이후에도 근육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스트레칭, 섬유화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재활운동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폐암환자를 위한 호흡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폐절제술 이후 호흡곤란으로 고생하던 폐암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뇌종양이나 암의 신경계 전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팔 또는 다리의 근력 저하 및 언어장애, 인지장애, 연하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운동치료, 작업치료를 통해 이동 및 보행, 일상생활동작훈련과 언어치료, 인지치료, 연하치료 등의 적극적 재활치료로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된 것 이외에도 암환자에게 재활치료가 필요한 부분은 매우 다양하며, 재활치료가 통증 완화 및 기능과 삶의 질을 호전시킨다는 근거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암환자의 증가와 생존율의 증가, 삶의 질에 대한 인식제고 등으로 치료 전 시기에 걸쳐 다양한 암에 대한 재활 치료 요구도가 매우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수의 암센터에서 조차도 재활치료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으며, 체계적인 재활프로그램이 미흡한 실정이다.
재활의학과에서는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사와 여러 치료인력이 팀 접근을 통해 포괄적인 재활의료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소영 교수는 "암 종류와 치료 상황에 따른 다각적 측면에서의 적절한 재활의학적 접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하고,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암 재활치료 분야가 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