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메카 제주'의 허와 실](8)전기차 배터리 리스사업

['전기차 메카 제주'의 허와 실](8)전기차 배터리 리스사업
영업용 차량 전기자동차 전환이 배터리사업 성공 관건
  • 입력 : 2016. 08.24(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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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서귀포시 시내버스 노선에 전기버스가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

전국 최초 시내버스 노선 투입해 망장포·대륜동 교체 정류장 운영
동서교통 1곳만 운영… 정류장 설치도 12기 중 2기 그쳐 실적 부진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를 전기차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 밝혀

전국 최초로 제주도 서귀포시 지역 시내버스 노선에 전기버스가 투입돼 운영중이다.

지난 3월 제주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한창이던 제주에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직접 찾아 전기버스에 시승하고 5월 전기버스 운행을 공식화했다.

우여곡절 끝에 5월말 운행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배터리 리스 사업의 핵심인 배터리 교체시스템(BSS·Battery Swapping System)을 설치한 스테이션이 두 곳 중 한 곳만 완공된 상태에서 운영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나머지 BSS가 완공됐지만 당초 목표와 달리 배터리 리스 사업의 전체적인 실적이 지지부진하면서 지속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사업모델 본격화=제주도내 전기차 보급의 관건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리스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제주도·한국에너지공단의 지원과 민간(비긴스제주)이 참여하는 전기차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사업이다.

전기차 구매자는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본체 가격만 지불하고 배터리는 배터리 리스 사업자에게 대여하는 시스템이다. 연료비 절감액의 일부를 배터리 리스비용(충전·관리 비용 포함)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절감액은 버스·택시·렌터카 업체에서 가져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일반 민간 보급과 달리 배터리 리스 사업의 경우는 전기버스와 전기택시, 전기렌터카 등 영업용 차량이 해당되는데 이들 영업용 차량들의 전기차 전환이 사업성공의 관건이다.

서귀포지역 운수업체인 동서교통이 운행하겠다는 전기버스도 바로 이 배터리 리스 시스템이 적용된다.

사업은 운송업체가 배터리를 뺀 가격을 지불해 초기비용을 낮추고 매월 연료비 절감분으로 배터리 가격을 분할 납부하는 내용이다. 운행거리가 긴 버스, 택시, 렌터카 업체는 전기차의 연료비절감 효과가 커 배터리 리스 비용을 납부해도 이익이 생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귀포시내에서 운행중인 전기버스에 충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 최초 전기버스 상용화=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기버스 상용화가 이뤄진 서귀포시는 올해 연말까지 시내 전 노선에 전기버스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전기버스는 세종시와 구미시, 포항시 등에서 1~2대 셔틀로 운행되고 있지만 시내버스 정기노선에 투입되는 곳은 서귀포시가 처음이다.

지난 5월말부터 시내 6개 정기노선에 동서교통 전기버스 18대가 투입된데 이어 올해말까지 5대를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도입이 완료될 경우 서귀포시내버스 전 노선에 전기버스가 달리게 된다.

현재 투입된 전기버스는 102㎾의 배터리 용량을 갖춘 차량으로 배터리 1회 교체시 약 80㎞를 운행할 수 있다. 동서교통 시내버스 정기노선(왕복 운행 64~70㎞)운행에 적합하다. 별도의 충전대기 시간은 필요하지 않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 사용하게 되는 방식으로 배차시간 간격을 유지하고 배터리 유지보수 등 장점을 갖추고 있다. 망장포와 대륜동주민센터 앞 등 2개소에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갖춘 정류장이 설치·운영중이며, 교체시간은 4분 정도 소요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전기버스 운행현황 및 효과 등에 홍보 강화를 위해 전기버스 승차체험 투어 실시, 시민대상 모니터링 체험단 운영을 통한 SNS홍보, 전기버스 승차 인증 SNS사진 게재, 국제행사 및 축제 등과 연계한 홍보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귀포 지역 전기버스 운행에 맞춰 망장포(위)와 대륜동주민센터 앞 2곳에 설치된 배터리 교체 시스템 정류장.

▶사업 추진의 한계=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앞으로 3년간 도내에 공공운수서비스사업용 전기버스 119대와 전기택시·렌터카 1000여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당초 올해 8월 종료되는 1차년도 배터리 리스 사업의 목표로 전기버스 49대, 전기택시, 290대, 렌터카 227대 등 566대의 전기차 보급 목표를 세웠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발표한 사업추진계획을 통해 내구연한이 찬 시외버스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오는 2017년까지 119대의 전기버스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전기택시와 렌터카도 2017년까지 노후화된 차량 1000대를 리스 전기택시·렌터카로 대체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실적은 초라하다. 전기버스는 목표치인 49대 중 동서교통 1곳에서만 도입해 운영중이다. 전기택시와 전기렌터카의 사업실적도 미미한 상황이고, 버스 충전시설도 당초 12기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2기만 설치됐다.

행정 당국에선 배터리 리스 사업을 기획할 당시보다 국제유가가 워낙 많이 하락해 업체들이 기존 차량을 굳이 전기차로 교체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점이 사업추진의 한계로 분석하고 있다.

▶추진 동력 새로 장착될까=전기차 배터리 리스 사업 1차년도 실증사업이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는 '2015회계연도 결산'을 통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며 전기버스의 생산 가능성 등에 관해 확인하거나 버스와 택시 운송업체에 대한 면밀한 수요조사 없이 계획을 수립해 실적이 목표보다 부진한 문제를 지적했다.

전반적인 전기차 보급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리스 사업과 관련한 실적도 미흡한 상황이지만 배터리 교환 시스템의 상용화라는 나름의 성과도 얻었다.

BSS는 상부에 탈부착 가능한 두 개의 교체형 배터리를 장착한 버스에 로봇 팔을 이용해 자동으로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를 해준다. 미리 충전된 배터리를 정류소에서 짧은 시간안에 교체해 장거리 노선도 소화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지원 아래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근 제주를 방문해 "제주도에서 전기차 사업 성공모델을 도출해 전기차 수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며 "2018년까지 제주도에 전기버스 120대 도입을 추진하고 주유소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사업을 제주도부터 실시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말 1차년도 사업 종료에 맞춰 외부전문가 등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사업평가를 한 뒤 2차년도 사업계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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