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한라수목원 구역 확대… 옛 제방사 부지는?

[한라포커스]한라수목원 구역 확대… 옛 제방사 부지는?
부지 이전 공론화… 원 지사 신중 입장
  • 입력 : 2017. 08.15(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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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심속 유일한 수목원인 한라수목원 일대 전경. 지방수목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조성된 한라수목원은 면적이 제한적이어서 제주의 랜드마크적 수목원이란 평가를 받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주도가 수목원 구역 확대와 더불어 인근 옛 제방사 부지 이전을 공론화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강경민기자 gphoto6n6@ihalla.com

수목원 제주 랜드마크 한계…21㏊→60㏊ 대폭 확장 추진
정치권, 옛 제방사 이전 요구…청와대에도 이전 필요성 제기
도, 국방부 등 관련부처 협의…핵심 과제로 부각시켜 '주목'

제주도가 제주시 도심속 유일한 수목원인 한라수목원 구역을 확대하면서 인근 옛 제주방어사령부 부지 이전을 도정 핵심현안과제로 공론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옛 제방사 부지를 한라수목원과 연계해 도심 녹지 공간 등으로 확보하려는 것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옛 제방사 부지 이전 공론화=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14일 국정과제 및 제주 지역 공약 연계 핵심현안 추진상황 보고회에서 도심 녹지축인 한라수목원 구역 확대추진방침(본보 3월 13일자 3면, 특별기획 '제주를 푸르게 도심을 정원으로 '한라수목원의 도전과 비전')을 밝혔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제주시 연동 소재 한라수목원 구역을 현재 21.6㏊에서 60㏊로 약 세배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비 80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이미 17억원을 들여 4㏊를 사들였다.

특히 이날 보고회에서는 옛 제주방어사령부 부지 이전과 관련 "도의원, 지역주민 등이 (부지 이전)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국방부 등 관련부처 건의와 논의를 거쳐 좋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옛 제방사 부지 이전을 핵심현안과제로 첫 공식화한 것이다. 현재 제방사 부지에는 제9해병여단이 주둔해 있다. 부지 면적은 20㏊ 규모로 알려져 있다.

▶제주 정치권 움직임=제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21일 제주도의회의장실에서 진행된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과의 차담회에서도 옛 제방사 부지 이전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김태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갑)은 "정말 중요한 사항으로 반드시 옮겨야 한다"며 "(부대가) 도심 중간에 있어 도심균형발전을 상당히 저해하고 도민들이 상당히 불편해한다"고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충홍 의원(바른정당, 노형동갑) 또한 "(제주시) 중심지에 있어 관광객들이 지나가다 보면 군부대 철조망 등을 보고 거부감을 느낀다. 수목원이 인접해 있어 아침저녁으로 시민들 산책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거들었다.

이 문제는 올해초 도의회 임시회에서도 공식 제기됐다. 김태석 의원은 당시 한라수목원 확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군사기지를 꼽고 이전을 도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 경우 제주시내 녹지공간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얼마든지 이전시킬 수 있다"며 "해역사(제주방어사령부 전신)가 이전되면 민오름과 연결돼 완벽한 생태축이 형성되고 시민복지타운 부지 정도의 공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관련부서에서 정책제안을 하고, 도지사가 해군본부나 국방부와 대화할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에앞서 고충홍 의원은 지난해 11월 도정질문에서 "국방부,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통해 이전하고, 이 지역에 제주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이슈로 부각했다. 당시 총선 후보들은 옛 제방사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하고 지금 부지에 자연치유센터, 생태공원, 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해 주민의 문화와 환경,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도의회 도정답변에서 "당장 이전 추진은 갑작스럽다. 이 부분에 대해 국방부 사정 등을 알아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었다. 이후 제주도가 14일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핵심현안과제로 한라수목원 구역 확대와 연계해 옛 제방사 부지 이전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한라수목원의 도전과 기회=제주 도심속 유일한 수목원인 한라수목원은 도심지 힐링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느냐는 비판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더불어 수목원 공간의 대폭 확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한라수목원은 지방수목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조성된 곳이다. 1993년에 개원한 이래 현재 21㏊ 부지에 1371종 12만8000여 그루의 식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한라수목원은 수목유전자원의 보전·자원화, 자연환경 교육장으로써 역할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의 휴식, 건강활동을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라수목원이 제주의 랜드마크적 수목원이란 평가를 받기엔 아직 초라하다. 우선 수목원 구역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목원 구역은 21㏊에 머물고 있다. 한라수목원이 도심 정원용 수목원으로써 근본적으로 한계를 보이는 이유다. 수목원을 관리하는 세계유산본부는 이를 단계적으로 현재의 3배 규모인 60㏊로 확장하기 위해 토지매입을 추진중이다. 토지를 사들이는 방식의 구역 확대와 더불어 옛 제방사 부지 이전도 공론화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진입로 개설도 과제다. 현재 수목원 진입로 주변에는 공동주택과 수익형 대형음식점, 커피숍 등이 늘어나고 있다. 도심 휴식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교통혼잡도 심화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측은 수목원남쪽 경계~애조로 방면으로 대체진입로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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