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개막한 제18회 최남단 방어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맨손으로 방어 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예년보다 일찍 제주 찾은 겨울 방어 맛도 일품맨손으로 방어 잡기·어시장 선상경매 등 다채
찬바람이 불면 겨울철 제주 방어는 맛이 들기 시작한다. 겨울철 제주 방어는 깊은 바다에서 거센조류를 이겨내 살이 찰지고 넉넉하게 뱃살로 차오른 것이 특징이다. 제주에서는 겨울철 방어를 다진마늘과 매운 고추를 넣어 섞은 쌈장과 주로 먹는다. 신김치에 말아먹기도 하고 참기름으로 양념한 밥과 함께 마른 김에 싸먹기도 한다.
통통하게 뱃살이 오른 방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오는 29일부터 12월2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18회 최남단 방어축제'를 즐겨보자.
'청정 제주바다의 흥과 맛과 멋의 향연'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29일 오후 3시에 풍물패의 길트기 행사로 시작됐다. 풍어제가 이어졌고 오후 5시 개막식이 열렸다.
축제 기간 방어 맨손잡기, 어린이 물고기 잡기 체험, 어시장 선상경매, 아빠와 함께하는 릴낚시, 방어무료 시식회 등 다양한 바다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대방어 해체 쇼로 보는 재미는 물론 먹는 재미까지 잡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축제장에서 판매하는 방어 등 수산물이 비싸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모슬포 어업인들이 직접 잡은 대방어를 현장에서 해체하고 무료 시식회로 이어진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찍 방어 어장이 형성돼 11월 초부터 대량의 방어를 어획·보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최남단 방어축제 위원회 측은 "청정한 제주바다에서 활동해 탄탄한 근육질을 만들어낸 방어의 찰진 식감과 녹는듯한 기름진 뱃살의 맛을 무한정 느낄 수 있도록 알차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풍어제와 해녀가요제, 해녀태왁만들기, 방돌이 방순이 투호던지기 등이 마련됐다. 축제 방문객 중 방어가 담긴 수족관의 열쇠(행운의 열쇠) 4개를 찾으면 방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황금열쇠를 찾아라'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 중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것이 바로 방어 맨손잡기다. 말 그대로 커다란 수조에 방어를 풀어놓고 맨손으로 방어를 잡는 프로그램이다. 축제위원회 측은 방어를 잘 잡으려면 수조 구석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수조를 뛰어다니기 때문에 방어들이 결국 구석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미남 축제위원장은 방어가 이제 성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라며 "제18회 최남단방어 축제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는 물론,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행복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어와 닮은 꼴 부시리·잿방어
방어와 자주 혼동되는 어종이 있는데 바로 부시리다. 따로 놓고 보면 아주 비슷해서 어느 것이 방어이고 부시리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사진 위부터 방어, 부시리.
위턱 끝 부분이 둥글게 생기면 부시리이고, 각이 진 것은 방어다. 위턱 끝으로 구별이 어렵다면 가슴 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길이나 위치를 비교해 보면 된다. 방어의 경우 가슴지느러비와 배지느러미의 끝단이 거의 나란한 반면 부시리는 배지느러비의 끝단이 가슴지느러미 끝단보다 꼬리쪽에 위치한다.
간혹 일본에서 간파치(カンパチ)라 부르며 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높은 잿방어와 방어를 혼동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잿방어와 방어를 구분하긴 쉽다. 잿방어는 몸통이 두툼하고 두 눈을 가로지르는 줄무늬가 있다. 어린 생선의 경우 줄무늬가 선명해 더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방어의 사촌격인 잿방어는 방어 종류 중에서는 가장 크게 성장하는데 최대 2m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기심이 무척 강해서 루어에 쉽게 반응하고 잘 낚인다. 제주도의 방파제에서는 여름철부터 잿방어 치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