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자리·한치의 계절, 제주 여름이 반갑다!

[휴플러스] 자리·한치의 계절, 제주 여름이 반갑다!
5~8월 가장 많이 잡히는 '자리돔'
  • 입력 : 2020. 06.12(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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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손질하는 어민들

6월에 살 올라 고소한 맛이 일품
쫄깃한 식감으로 입맛 잡는 ‘한치'
물회·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맛봐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제주도의 제철 음식이라고 하면 단연 자리돔(자리)과 한치가 생각난다. 싱싱한 회와 시원한 물회, 구이 등 다양한 음식으로 즐길 수 있다. 제철을 맞은 제주의 맛으로 다소 일찍 찾아온 더위를 달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월의 제주 바다는 낮에 자리돔이 일으키는 물결이, 밤에 한치잡이에 나선 어선들의 불빛으로 반짝인다.

집어등으로 반짝이는 제주 여름 야경

▶제주의 고된 일상 함께한 자리돔=돔의 한 종류인 자리돔은 최대 10㎝ 정도 자란다. 자리돔은 돌아다니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제주에서는 줄여서 '자리'라고 부른다.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하면 옥돔을 떠올리기 쉽지만 자리에는 제주의 고된 일상이 녹아 있다. 수심 200~300m 깊은 바다에서 사는 옥돔은 귀하고 비싸지만, 흔하고 비싸지도 않은 자리는 항상 제주도민과 함께 해왔다. 옛날에는 바다에서 잡은 자리를 들고 중산간까지 가서 메밀과 맞바꾸는 경우도 허다했다.

자리는 제주 전역에서 잡히지만 서귀포시 보목동과 모슬포 마을이 자리로 유명하다. 해마다 5월이면 보목포구에서 자리돔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열리지 않았다.

자리는 1년 내내 잡히지만 주로 5월에서 8월 사이에 가장 많이 잡힌다. 알을 낳기 전인 6월 자리는 살이 잔뜩 올라 고소해 보통 회로 많이 먹고, 알을 낳는 여름에는 구이로 즐겨 먹는다.

한치물회

▶모두가 사랑하는 제주 한치=제주도 속담에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이 있다. 한치는 오징어와 자주 비교되지만 맛 자체의 급이 다르기 때문에 더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한치는 오징어보다 씹히는 맛이 훨씬 더 쫄깃하고 감칠맛이 있으며 값도 더 비싸다.

우리나라 한치는 크게 제주 한치와 동해 한치로 나뉘는데 제주 한치는 '창꼴뚜기', 동해 한치는 '화살꼴뚜기'로 부르는 게 표준 이름이다. 동해 한치는 봄이 제철이지만 제주 한치는 여름이 제철이다. 한치라는 이름은 다리 길이가 '한치(3㎝)' 밖에 안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데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어 건강에 좋다. 특히 한치는 얼려도 맛이 유지되기 때문에 손질한 뒤 밀봉해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다양하게 즐기는 제철 음식=자리와 한치로 만든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물회다. 그중 자리물회는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자리를 썰어 된장과 식초, 물을 넣어 양념을 하고 오이, 양파, 깻잎 등을 넣어 만든다. 식성에 따라 제피나무 잎과 빙초산 두어 방울을 첨가해 먹기도 한다. 한치물회는 한치의 부드럽고 쫄깃한 육질로 인해 씹는 맛이 있어 자리물회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뽐낸다.

제철을 맞은 고유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회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회 하면 뼈와 껍질을 벗긴 맨살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리 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작은 생선인 자리를 껍질과 뼈를 통째로 썰어 먹기 때문이다. 가시가 삼키기에 거북할 수 있지만, 먹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묘한 중독성이 있다. 길게 썰어 나오는 한치회는 쫀득한 식감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바다가 보이는 장소에서 한치를 안주 삼아 먹는 소주 한잔은 무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자리젓과 자리조림·구이, 한치통구이 등 다양한 음식으로 제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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