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우의 월요논단] 해군, 제주에서 함상토론회를 열다

[남동우의 월요논단] 해군, 제주에서 함상토론회를 열다
  • 입력 : 2020. 11.09(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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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제19회 함상토론회가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 주관으로 제7기동전단이 위치한 김영관 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해군'을 주제로 개최됐다. 토론회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다소 규모가 축소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등 연구기관 관계자, 학계인사, 현역군인 등 약 50여명이 참가했다.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제주해군기지의 유치와 건설 추진 과정에서 강정주민들에게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한 이후 제주 도민과 강정마을 주민 곁으로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토론회에서 동아시아 주변 해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간의 패권 경쟁과 이해 당사국들의 군비증강이 현 안보상황을 매우 위태롭게 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대한민국의 해군력 증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첨단 과학기술을 우리의 전력 건설에 적용하는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아세안 안보협의체 구성 및 원해기지 확보 등 해군의 활동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에 미·중 갈등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지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함은 물론, 경항모, 원자력잠수함 등 주요 핵심전력 건설에 대해 해군이 구체적인 전략이나 운용계획을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함상토론회를 참석하고 나서 느낀 소감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현재의 시각으로 미래를 설계하지 말고 미래의 시각으로 더 먼 미래를 구상하는 노력도 해 나가야 한다. 둘째, 전력 건설은 국가의 해양정책·전략과 이와 연계된 해군전략을 정립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 틀 내에서 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전·전술을 면밀히 살핀 후 도출된 전력을 건설해야 된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토론회가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의 성격으로 고착화돼서는 안 된다. 전문가 집단의 토론을 통해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고 정책과 전략에 반영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제주의 많은 전문가와 관심 있는 도민이나 학생들과도 하나의 세션을 만들어 현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도 청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국민과의 접촉선을 점차 늘려나가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안정적으로 해군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불안정한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토론회를 성공적으로 마친데 대해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도에서 다시 한 번 행사를 개최할 때는 제주도의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해 현 해양안보 상황과 해군의 입장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국가 안보를 다루는 이런 토론회가 지역의 현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서 인지 지역 차원의 관심이 적었고 소수이기는 하나 반대 시위와 일부 단체의 비판적 성명 발표가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해군이 보다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되는 이유이다. <남동우 제주대학교 교수·예비역 해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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