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면의 한 클린하우스에 지난 21일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버린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독자 제공
[한라일보] "클린하우스를 지키는 사람이 없는 주말이 되면 차마 못 볼 지경입니다. 분리배출조차 안 된 쓰레기들을 마구 버립니다. 시청과 면사무소에 수차례 얘기했는데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쓰레기들이 날리고 악취가 나면서 얼마 전에는 해충 방역을 하고 있는 근처 식당에서 손님들이 앉은 자리에 바퀴벌레까지 돌아다녔어요."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클린하우스. 지난 주말 수거함 밖까지 층층이 쌓인 그곳의 쓰레기들을 촬영한 사진을 한라일보에 보내온 A씨는 "수개월째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활 쓰레기를 편리하게 한곳으로 배출하고 수거하기 위해 클린하우스를 만들었지만 시민들의 무단 투기에 더해 관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다.
A씨는 "주말에는 클린하우스 근무자들이 없어서 쓰레기 배출 상태가 더 심각하다"며 "오후 3시부터 쓰레기를 내놓으라는 안내문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수거함을 항상 열어두는 등 그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표선면에서는 1년 전쯤 인근의 클린하우스 1개소가 도로 공사로 철거돼 이번 일이 빚어진 걸로 보고 있다. 주민들이 가까운 배출 장소를 찾으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클린하우스로 쓰레기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표선면은 철거했던 클린하우스를 재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번에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기기 입구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독자 제공
표선면 측은 22일 "민원이 제기된 클린하우스에는 요일별 배출제 도우미를 2명 배치하는 등 다른 시설보다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관리하고 있지만 주 5일제여서 주말에는 근무를 꺼린다"며 "클린하우스 불법 투기 감시 카메라를 돌려 과태료 부과와 계도를 하고 있다. 우선 해당 클린하우스에 가림막을 설치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시 관내 클린하우스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22년 378개소, 2023년 350개소에서 올해는 7월 현재 326개소로 줄었다. 상시 배출과 자원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재활용도움센터가 새로 생기면 그 일대 클린하우스를 일부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거점형 재활용도움센터를 확대하고 있어서 원칙적으로 클린하우스는 추가로 설치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표선면의 사례는 도로 공사로 불가피하게 철거됐던 만큼 주민 동의가 있으면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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