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제주 카지노 자본잠식… "대량 실직 사태 우려"

[한라포커스] 제주 카지노 자본잠식… "대량 실직 사태 우려"
[한라포커스] 벼랑 끝 몰린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고객 급감 연평균 영업적자 600억원 고사위기
  • 입력 : 2021. 08.10(화) 17:5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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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한 종료
11일 도·고용부·문광부 지원 방안 등 협의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주지역 8개 외국인 전용카지노 중 7개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고, 다음달부터 무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도 받을 수 없게 돼 대량 실직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잇따라 방문해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에 대한 지원을 건의할 예정이지만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8개 중 7개 자본잠식=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8개 외국인 전용카지노 중 현재 문을 연 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5곳은 손님이 없어 지난해부터 기약 없는 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도내 카지노 업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고객인 중국인 손님이 급감하자 고사 위기에 처했다. 올들어 6월까지 도내 카지노 입장객은 5만8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7000여명)에 비해 33.3%, 2019년 6월(16만2000여명)에 견줘서는 64.2% 각각 감소했다. 매출 감소폭은 더 커, 도내 카지노 업체의 매출액(올해 6월말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487억원)보다 64.3% 줄어든 174억원에 그쳤다.

카지노 업계의 위기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6년 간(2015년~2020년) 8개 카지노 업체가 기록한 당기순손실 규모는 연 평균 578억원에 달했다. 제주도는 이미 도내 카지노 업계가 수년 전부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에 코로나 19사태까지 겪으며 위기가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적자가 늘며 도내 8개 카지노 업체 중 7곳은 자기자본금까지 깎아먹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영 상태를 말하는데, 자본잠식 규모는 업체별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제주도는 파악하고 있다.

계속된 적자에 2개 카지노업체는 관광진흥기금도 내지 못했다. 도내 카지노업체는 해마다 매출액의 1~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내야 한다.

도 관계자는 "기금을 미납한 카지노업체에게는 영업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며 "이미 휴업 중인 곳에 영업 정지를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영업을 재개하면 그때 행정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道 "수개월 내 대량 실직 우려"=현재 도내 8개 카지노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은 1495명이다. 2019년 도내 카지노 종사자 수는 1722명이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휴업장기화로 2년새 200명 넘게 일터를 떠났다.

현재 휴업 중인 5곳 카지노 업체 직원들은 정부로부터 '무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아 생계를 꾸리고 있다. 휴업한 5개 업체에 고용된 직원은 500여명이다.

무급휴직 지원금은 경영난에 처한 회사가 직원 고용을 유지하되 무급 휴직을 실시하면, 정부가 회사를 대신해 임금의 최대 50%를 보장하는 것으로 유급휴직 지원금과 달리 지원 기간이 한정적이다. 유급휴직 지원금 제도는 매년 최대 6개월씩 시행할 수 있지만 무급휴직 지원금 제도는 기업 존속 기간을 통틀어 최대 6개월까지만 할 수 있다. 또 무급 휴직 지원금을 받으려면 지방노동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조건도 까다롭다.

문제는 휴업한 5개 카지노 업체 중 2개 업체의 종사자가 이미 지난 6월부터 기한 만료로 지원금도 받지 못한채 휴직을 이어가고 있으며, 나머지 3개 업체 종사자에 대한 지원 기한도 이달 말 종료된다는 것이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주도는 지난달 19일 고용노동부에 공문을 보내 "도내 카지노 업체가 최소한의 운영 자금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마저 활용할 수 없게 돼 향후 수개월 내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원 기한을 6개월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고용부는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카지노가 사행산업으로 분류되면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제한 업종으로도 묶여있다. 때문에 자금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렵다"며 "내일(11일) 문광부와 고용부를 잇따라 찾아 보증 제한을 풀어줄 것과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한 연장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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