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복지앱 홍보 페이지.
제주지역에서 제작한 공공앱이 줄줄이 폐기되고 있다. 수천만원의 세금이 들었지만 정작 다운로드 수는 공공앱을 모두 다 합쳐 6500여건을 겨우 웃돌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공공앱 8개 중 4개가 폐기, 폐기율 50%를 기록해 인천교육청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인천교육청 공공앱 폐기율은 66.7%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서비스 중인 공공앱을 전자정부 모바일 전자정부 서비스 관리지침에 따라 누적 다운로드 수, 이용자 수, 사용자 만족도, 업데이트 최신성 등의 자료로 측정하고 있다. 100점 만점 중 70점 미만을 폐기대상으로 정한다.
자료에 따르면 제주시가 제작한 공공앱 중 '제주시 복지앱', '제주시 재활용품 올바른 분리배출 사전'이 폐기대상으로 결정됐다. 제작비용으로 각각 1750만원, 1800만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2630건, 3855건에 머물며 이용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또 제주도교육청이 개발한 공공앱 2개 중 1개가 폐기대상이 되며 폐기율 50%를 기록했다. 교육청 소속 제주교육박물관이 개발한 '사이버 제주 교육박물관'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167건으로 매우 저조해서다. 제작비용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공란으로 남았다.
교육박물관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 제작을 맡은 업체에서 무상으로 만들어줬기 때문에 제작비용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홈페이지 모바일 버전과 내용이 중복돼 지난해 말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앱 운영에 대한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도가 개발한 '제주 4·3길', 서귀포시에서 개발한 '시정소식지 희망 서귀포' 공공앱은 관련 자료 미제출로 성과를 측정할 수 없어 폐기 대상으로 정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용률이 저조해 행안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바로 폐기대상이 될 것이라 판단, 앱 사용률을 높일 방안을 찾기 위해 자료를 내지 않았다"며 "다크투어를 접목해 이용객의 관심을 끄는 한편, 4·3단체 등과 협업해 민간 앱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지자체의 무분별한 공공앱 개발을 제한하도록 해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앱 기획 단계부터 지자체 심사를 강화하고 앱 배포 이후에도 일정 기간마다 평가를 받도록 하는 등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