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앙분리대 파손 '방치'… 문제는 예산부족

[현장] 중앙분리대 파손 '방치'… 문제는 예산부족
제주시내 곳곳서 유실·파손 중앙분리대 목격
날카로운 단면 노출되거나 도로 일부 침범도
2차 사고 우려… 운전자 "피하려다 사고날 뻔"
시 관계자 "예산 부족해 모든 수리 진행 불가"
  • 입력 : 2021. 11.03(수) 16:39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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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시 삼도2동 서사로에 설치된 중앙분리대가 파손돼 있다. 사진=강민성기자

차량의 불법유턴과 중앙선 침범, 보행자 무단횡단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설치된 중앙분리대가 방치, 흉물로 전락하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예산이 부족해 모든 파손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3일 제주시내 일대엔 유실되거나 파손된 중앙분리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는 파손된 채 날카로운 단면이 노출돼 있거나 아예 들려 있어 박혀있던 못이 보이기도 했다. 또 부러진 부위는 아슬아슬하게 달린 채 도로의 일부를 침범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2차 사고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운전자들은 부서진 중앙분리대를 피하기 위해 급히 핸들을 틀기도 했다.

 운전자 박모(30)씨는 파손된 중앙분리대를 피하려다 옆 차선 차량과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며 "빨리 수리가 이뤄지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중앙분리대가 일부가 뽑힌 채 늘어져 있어 운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에는 60여곳 23.9㎞에 이르는 도로에 중앙분리가 설치돼 있다. 중앙분리대는 국토교통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상 차량 충돌 시 부러지지 않는 재료로써 시설 유도봉 품질 기준에 따라 우레탄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레탄 특성 상 충격에 취약해 사고나 자연재해(태풍 등)로 인한 파손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 중앙분리대 수명도 5년 정도로, 수명이 끝나 복원력이 떨어지면 교체해야 한다.

 이에 시는 수리·교체에 나서고 있지만 적은 예산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배정된 예산은 2억여원 정도로, 중앙 분리대 한칸 당 비용은 20만원 정도여서 모든 파손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파손 등 심각한 상황에서만 업체에 의뢰해 수리를 진행하고, 경미한 경우 시 소속 도로수로원들이 직접 수리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수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설 파손을 완벽히 막으려면 철제 시설물을 설치해야하지만 사고 발생 시 오히려 차량 운전자가 크게 다칠 수 있고, 국토부 지침에 맞지 않아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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