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니가 신고했냐"… 제주 여고생 상대 보복 '집단폭행'

[현장] "니가 신고했냐"… 제주 여고생 상대 보복 '집단폭행'
친구 폭행 학교에 신고하자 학교 밖 청소년 2명 폭행
피해자 병원 치료중.. 경찰 고소장 접수해 수사 착수
  • 입력 : 2021. 11.05(금) 14:52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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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학교 밖 청소년 2명으로부터 보복성 집단폭행을 당했다. 사진은 피해학생의 양 뺨과 다리와 팔목 등의 폭행 흔적. 사진=학부모제공

같이 있었던 6명 교육청 학폭위에 진정
해당 학교측 "가해-피해 학생 분리조치"


[단독] 친구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신고했단 이유로 또래 집단으로부터 보복성 집단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피해 학생 학부모에 따르면 제주도내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양은 지난달 31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주차장에서 친구인 B군이 여자 2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학교에 신고했다.

 당시 B군은 학교 밖 청소년 여성 2명 C양과 D양에게 폭행당했지만 총 6명으로 구성된 학생들(C, D양 제외해 남학생 2명, 여학생 4명)에 둘러싸여 있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즉, 6명의 학생들은 직접적으로 폭행에 가담하진 않았지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이 학생들은 도내 3개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폭행은 당시 교사가 경찰을 대동해오며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양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안 C양과 D양은 같이 있었던 학생들을 데리고 같은 날 밤 A양을 인근 초등학교로 불러 집단 폭행하면서 "니가 신고했느냐", "또 신고하면 아는 선배를 총 동원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오자 잠시 흩어진 뒤 경찰이 현장을 떠나자 A양을 인근 골목 주차장으로 다시 불러 2차 폭행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 A양을 때린 것도 학교 밖 청소년 C양과 D양이었다.

 이 폭행으로 A양은 양쪽 뺨과 어깨, 종아리, 다리 등 부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여학생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박하는 문자내역. 학부모 제공

 C양은 지난 1일 A양이 병원 치료로 인해 학교에 나오지 않자 문자와 전화로 지속적으로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무리 중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4명은 학교에서 A양에 대해 조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어머니는 "딸은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정신적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용서할 입장이었지만, 오히려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A양 측은 고소장을 접수, 현재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 등을 소환해 수사에 나서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당시 C양, D양과 같이 있었던 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재 도교육청 학교폭력위원회에 진정이 접수된 상태다.

 피해 학생 학교의 관계자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학교에 장학사를 보내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학폭법에 따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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